에스더 권 교감, 교육계 오스카 상 ‘밀켄 교육자상’ 수상

권 교감의 결혼식에 참석한 가족들. 왼쪽부터 동생 폴 박, 어머니 도영란, 앤드류/ 에스더 권 부부, 부친 박흥석, 동생 제니 <사진제공 에스더 권 교감>

“자신을 돌보고, 타인과 학교를 돌보기 위한 충전의 시간 필요”

다니엘K이노우에 초등학교 에스더 권 교감이 2022년 밀켄 교육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밀켄가족재단이 1987년 설립한 밀켄 교육자상은, 매년 공교육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교사들을 선정하여 성과를 치하하고 노력을 위로하고 있다.

밀켄 교육자상은 교육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와 영광을 지니고 있다.

본보는 에스더 권 교감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만나 보았다.

  1. 본인 및 가족 소개 부탁드립니다.

알로하! 제 이름은 에스더 권입니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났고, 3학년 때 캐나다 온타리오 주 토론토로 처음 이민을 온 후, 7학년 때 미국 버지니아로 다시 한번 이민을 떠났습니다.

버지니아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초등 교육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12년 티치포아메리카(Teach For America) 봉사단 회원으로 하와이에 오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에 남편 앤드류 권을 만났고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2월에 결혼 했습니다.

남편은 센트럴퍼시픽은행(CPB)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세 자녀 중 장녀입니다.

부모님은 오레곤에 계시고, 여동생은 미시건에, 남동생은 캘리포니아에 있습니다.

10년 동안 다니엘K이노우에 초등학교에 재직하며, 5학년 담임과 영재반 담당(Gifted and Talented Enrichment), 한국어 강의, 학생회, 신입교사지도, 주 교육국의 학교공동체의회(School Community Council), 파인애플 아카데미(레일레후아-밀릴라니-와이알루아 복합단지 완전 원격 학습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을 펼쳐 오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탐색하고 발견하며, 창의력을 발휘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이라는 우리 학교의 지도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1. 하와이의 교사 부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먼저 대중의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명예직이라는 생각 이외에도, 교육자란 무릇 변화를 만들고 활성화할 수 있는 힘을 지닌 리더십의 전형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교사들의 사회 기여 및 가치 창출은 보상과 존경의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하루 종일 돌보는 사람들이 최소 재정적 안정을 갖는 일이 그 첫째입니다.

교사가 열악한 재정이나 부당한 비판의 걱정 없이 오로지 일에 집중할 수 있을 때, 학생과 가족, 지역사회는 비로소 교육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제도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교육에 대해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코로나19 기간 우리는 원격 학습 기술과 재택 근무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교직과 그 역할은 물론, 일정 및 전달방법 구상, 우수인력 채용및 유치를 위한 개선 작업 등 지금까지의 방식과 방법을 재검토하고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 나아가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조류에 적응하고, 새로운 교수법 및 학습법을 기존의 방식과 조화롭게 통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학교입니다.

우수인력 유지를 위해 소속감을 강화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 느낄 때, 누군가가 나를 도와 주고 돌보아 주는 곳에 있을 때 유대감이 깊어집니다.

교사들은 조언 및 지도, 협력, 교내 의사소통, 타교와의 교류를 통해 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성취 가능한 훌륭한 예시나, 혁신적인 의견 교환, 힘든 시기에 기댈 수 있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교사들의 일상 대부분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학교는 근무량 조절 및 스트레스 경감에 힘쓸 뿐만 아니라, 큰 기쁨을 주는 곳,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든 교사 부족 현상은 여러 분야에서 두루 해결 방법이 제시되어야 하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로부터 입법과 재정, 운영, 윤리에 관한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1. 교사로서 좌우명은 무엇입니까?
    앞으로의 포부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교육은, 제자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인식하고, 스스로 강점과 열정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학습 경험과 기회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또한, 세상에 나가 긍정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도록 자신의 재능을 사용하는 방법을 일깨워 주는 것입니다.

한 번에 하나씩 이루어가는 것이 제 포부입니다.

교감 부임 첫 해인 올해 학년도에, 저는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항상 주어진 일에 100%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여러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앞으로도 제 방식은 변함 없을 것이며, 미래에는 또 어떤 놀라운 일이 찾아올지 즐겁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1. 코리안 아메리칸 차세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누구나 한계를 경험하고 이는 힘든 기억으로 남곤 합니다.

그러나, 한계를 경험한다는 것은 공감능력을 구축하는 매우 강력한 기반(superpower)이 됩니다.

불편하거나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안정을 유지하며, 새로운 장면과 설정에 빠르게 적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소속감이 없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그리고 그 순간에 무엇이 진정으로 필요했는지 여러분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면, 그때 느낀 감정들을 건강한 인간관계 구축 및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데에 사용해 주세요.

높은 직업윤리와 효율성, 겸손, 타인에 대한 존중 등 우리가 가진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은 여러분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기본 재료입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확신을 가지세요.

  1. 이번 수상으로 2만5,000달러의 상금 및 4월 LA학회 여행경비를 지원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금은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지요?

‘자신을 돌보고, 타인을 돌보고, 학교를 돌보아라.’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암송하는 표어입니다.

저를 향한 선물로서, 여행을 다닐 예정이고, 가족 및 친구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 계획입니다.

자기 충전의 시간을 학교를 더욱 잘 돌볼 수 있는 힘으로 전환할 생각입니다.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