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후원 이민 120주년 태평양 횡단 원정대, LA 출발 한달 여만에
마우이 거쳐 3일, 하와이 한인회 환영 속 호놀룰루 입항

   

10여일 체류 후 사이판 향해 출항

지난 1994년 미주한인 이민 90주년에 즈음해 강동석씨의 태평양 횡단 요트 성공에 이어 미주 한인이민 120주년을 기념하여 태평양 횡단에 도전하고 있는 요트 원정대가 4월3일 오전 9시 경 호놀룰루 알라 와이 항구에 입항했다.

남진우 대장을 필두로 도 유, 조셉 장, 박상희 대원 등 총 4명의 항해사들은 알라와이 항 정박장에 마중 나온 가족 및 주민들, 하와이 한인회장 및 이사진들의 환영속에 건강한 얼굴로 호놀룰루 항에 발을 디뎠다.

이번 요트 원정은 1903년 인천항을 떠난 우리 이민 선조들의 항해 경로를 역횡단하며 그들의 고난과 역경을 헤아려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3월4일 LA인근 마리나 델레이를 출발하여 LA-하와이-사이판-부산-인천까지 총 항해거리 9,000마일을 2달 반 동안 모험하는 여정이다.

미주한인요트클럽 창설하고 운영하면서 한인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다고 운을 띄운 남진우 대장은, 이번 항해를 준비하며 스스로도 이민자로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다고 밝히며, 뜻 깊은 항해의 기회가 주어진 데에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이민 120주년을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역사 인식을 좀 더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남 대장에 따르면, 미주한인요트클럽에서 준비하는 태평양 횡단은 몇 년 전부터 기획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며 연기되었다.

다시금 횡단 준비를 재개하던 시점에, 마침 한인이민 12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가 되어, 이민 선조들을 기리는 마음으로 태평양 횡단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여정에 앞서 원정대는 LA에서 시애틀까지 연습 항해도 다녀오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대장은, 대원들과 배, 항해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선장으로서, 이번 항해가 개인적으로는 고단한 일이었다고 말하면서도, 무사히 호놀룰루에 입항하게 되어 자신을 포함한 원정대가 대견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풍지대에서 연료가 거의 떨어져 아슬아슬한 상황도 있었다.

다행히도 마우이 근처에서 무전을 보내 연료 및 여타 필요한 물품을 보급할 수 있었다.

남 대장은, 해안경비대를 통해 주 교통국 항만관리부 마우이 지부와 연락이 닿았는데, 지부장이 한국계였고, 휴일임에도 항구로 나와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남 대장에 따르면, 한국계 지부장의 조부는 1904년 두 번째 배를 타고 하와이로 온 이민 선조였다.

이러한 놀라운 인연에 남 대장과 대원들은, 미주 한인이민 120주년을 기념하는 값진 항해에, 이민 선조의 후손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며, 하와이 알로하 정신과 끈끈한 민족애를 확인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플래카드를 들고 항구로 마중 나온 하와이 한인회 서대영 회장은, 요트 원정대의 용기를 치하하며 한인이민 120주년의 역사적 의의를 높이기 위해 뜻있는 항해에 나선 대원들의 노력에 감사를 전했다.

또한, 대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호놀룰루까지 오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태평양 요트 횡단 원정대는 약 열흘 간 호놀룰루에 머물며 휴식과 항해 준비를 마친 뒤, 다음 목적지인 사이판으로 출항할 예정이다.

한편 하와이 한인회 서대영 회장과 남영돈 이사장은 3일 고려원에서 환영 만찬을 가진데 이어 원정대 하와이 체류기간동안 성공적인 항해를 위한 준비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