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김창원 회장이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이후 많은 동포들은 한인사회가 진정한 어른의 역할을 할 리더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그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6월 말 미주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 성공 개최로 탄생시킨 ‘옥동자’로 불리워 지며 하와이 한인사회 자긍심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행사로 주목을 받아 왔던 ”코리안 페스티벌’이 17회 역사를 잇지 못하고 올해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3대 하와이 한인회는 3년 임기를 마치는 지난 6월까지 24대 한인회장을 선출하지 못하자 자신들이 제기한 소송을 해결할때까지 임기를 연장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한인 단체장들은 정상적인 한인회 운영을 외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8월 하와이주 한인회장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그런가 하면 한국인 무비자 입국 10년을 맞는 하와이 한인관광업계는 빅 아일랜드 용암 분출로 인해 예상치 않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웃섬 빅 아일랜드의 용암 분출 소식이 마치 하와이 전역이 용암에 뒤덮이는 것처럼 침소봉대 보도됨에 따라 하와이를 찾을 방문객들의 예약이 취소되고 문의마저 없어 7,8월 여름 성수기를 개점휴업 상태로 보내야 할 입장이고 그 여파가 한인사회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주한인 이민 115주년 이민종가 하와이 정치, 경제, 문화계 대표 단체들이 문제에 직면하고도 그 이름 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와이 한인사회 현안을 아우르며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내고 방향을 제시해 줄 리더가 없다는 것이 오늘의 하와이 한인사회의 아픈 현실이다.
‘원인없는 결과’가 없듯이 오늘의 이 사태도 따지고 보면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한인회가 제기한 문화회관건립추진위원회간의 소송이 장기화 되고 주요 한인 비영리 단체들의 밀실 운영이 일상화 됨에 기인하는 동포사회 무관심과 분열이 오늘의 참사를 부른 셈이다. 물론 동네 신문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민종가 하와이 동포들은 그동안 뜻있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십시일반 기부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이민선조들이 어렵게 물려 준 소중한 문화 유산의 가치를 후손들에게 제대로 이어가자는 역할기대 속에 ‘미주한인재단’과 ‘한인문화건립추진위원회’는 동포사회가 마련해 준 100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관리하고 있다.
10년 동안 잊혀졌다 최근 새롭게 우리들의 기억 속에 되살아 나고 있는 ‘하와이 한인무비자추진위원회’도 동포들이 모아 준 2만여 달러 기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하와이 한인상공회의소’, 미주한인 이민종가 하와이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하와이 한인회’ 등도 한인록 제작이나 페스티벌 개최를 위해 매년 한국진출 업체들과 동포 경제인들이 기부하는 공금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단체들은 정기 이사회나 재정보고를 하며 투명한 운영을 하고 있지 않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들 주요 단체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동포사회가 무엇을 함께 고민하고 동참해풀어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단체 관계자들 역시 한인사회를 위해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개선해 가야하는지 알지 못한 듯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늘의 사태에 속수무책 대책 마련을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미주한인이민100주년의 성공 개최를 통해 어렵게 손에 쥔 하와이 한인사회의 소중한 자산을 아무런 고민없이 ‘돼지 목에 걸린 진주 목걸이’로 만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단체장들이 함께 마주하고 그동안 코리안 페스티벌을 주최하며 힘들었던 문제들을 주최측으로부터 직접 듣고 함께 개선책을 마련하고 향후 성공적인 축제 개최를 이어가기 위한 건설적인 방안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면…
하와이 한인관광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인관광협회와 하와이 한인무비자추진위원회가 손잡고 한국과 주정부를 상대로 작금의 하와이 관광업계 위기를 올바르게 홍보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이익단체로 변신해 갈 수 있다면…
‘하와이 한인회’와 ‘호놀룰루 한인회’가 소송과 분열의 올가미에서 탈피한 ‘하와이 주 한인회’로 새롭게 거듭나 동포사회 화합을 주도하며 정치적 역량을 높이는 단체로 본연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다면….
훗날 우리들은 ‘코리안 페스티벌 중단’이란 치욕적인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 미주한인 이민115주년 하와이 한인사회 역전의 드라마를 만든 주역으로 후손들에게 기억 되지 않을까?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보자 늦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