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망대]75주년 광복절, 하와이 한인사회 새로운 역할기대 모색

해외독립운동 요람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전진기지’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 팬더믹 상황에서 그리고 이상 기후로 인한 물폭탄 장마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8월15일 광복절을 맞았다.

117년의 이민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하와이 한인사회도 국민회 vs 동지회가 연상되는 한인회 vs 문추위간의 중재 실패 소식과 더불어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았다.

라디오 서울 개국 20주년과 75주년 광복절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특별하게 준비했던 제3회 오하나음악회 개최를 취소하며 한인사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된다.

미주한인 이민종가로서 하와이 한인사회 대내외적인 위상은 2003년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003년 이전까지 1970년대 후반에 이민 온 1세들이 중심이 된 하와이 한인사회는 미주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이 한인사회가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을 주도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1993년 말 ‘하와이 한인이민90주년기념사업회’를 조직하고 10년 앞을 내다보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던 사탕수수농장 이민 선조 후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류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뿌리내린 그들은 국민회, 동지회에서 활동했던 자신들의 부모 발자취를 10여 년간 차근차근 발굴해 내며 그 정신적 혼 불을 확연하게 살려 내 대한민국 근현대사 역사 속에 당당하게 자리매김 시켰다.

그 역사는 해외 동포들의 세대간 연결고리가 되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 자긍심은 해외 동포사회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2003년 이후 하와이 한인사회는 1세 중심의 한인사회 역량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를 이루어 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10년 앞을 내다보고 준비할 줄 알았던 ‘김창원’이란 리더가 자리해 있었다.

‘비정상 운영’, ‘공금유용’의 꼬리표를 달고 동포들에게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14대 한인회가 ‘19대 한인회’로 맥을 이으며 ‘한인문화회관건립사업’의 시동을 걸었고 현재 400여만달러 건물을 보유하게 되었다.

‘하와이 온리 한국인 무비자 운동’의 시작으로 한국인 미국 입국 무비자 시대를 열었다. 그런가 하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무모한 일이라 여겼던 하와이 한인자본 은행도 설립해 올해로 창립 14년을 맞았다.

100주년기념사업 성공 개최를 가늠하는 지렛대의 역할로 2002년 시작한 ‘코리안 페스티벌’은 18년이 지난 지금 다민족사회 하와이에서 한류문화를 선보이는 문화축제로 자리했다.

2018년 3월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기까지 ‘김창원’이 주도하는 다이나믹한 한인사회 변화의 역사를 취재하며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기자로서 큰 행운이었다.

생전 김 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한인사회 10년 앞을 그려본다.

2018년 본보는 ‘오하나 음악대축제’를 시작하며 ‘한반도 평화통일 전지기지’로서의 하와이 한인사회 새로운 역할기대를 모색해 갈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지난 100년의 하와이 한인이민 역사가 조국 독립을 위한 ‘해외 독립운동 요람지’로서의 발자취였다면 앞으로 이민 200년의 역사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해외전진기지’로서 대한민국의 온전한 독립을 이루는데 그 역할기대를 찾아가자는 것이다.

지난 7월,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가 한국의 한국학 중앙연구원의 2020 해외 한국학전략연구소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본보 7월21일자 참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프로그램 선정의 의미에 대해 한국학연구소 백태웅 소장은 “한국학연구소의 사업 주제는 ‘미주 한국학의 지속적 가치: 한인 디아스포라와 한반도의 평화, 번영 및 통일의 전망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미주 지역의 네트워크의 형성과 발전을 통해 한국학연구소의 새로운 단계로의 진입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한국학연구소의 역할이 더해 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코로나 19 이후 변화된 세상에서 하와이 한인사회가 나아갈 방향의 길 안내를 확실하게 받은 느낌이다.

조국이 독립된 후 국민회, 동지회 후손들은 장학사업을 통한 차세대 인재육성으로 선조들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부터 우리들은 ‘솔선수범,’ ‘선견지명’의 리더십을 겸비한 ‘김창원의 시대정신’을 되살리며 각자의 자리에서 한국학연구소와 더불어 한반도 평화통일 해외 전진기지로서 미주 한인이민종가의 새 역할을 찾아가는 여정을 본격 시작했으면 한다.

그 발자국이 켜켜이 쌓여 훗날, 김창원의 시대정신을 살려낸 하와이 동포사회 역할이 통일을 이룬 한반도, 이민 200년 역사 속에서 새롭게 되살아 나는 그 날을 그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