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광장] 2019 세계한인회장 대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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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마우이 한인회장
750만 재외동포의 시대인 만큼 전 세계 한인회 숫자도 많다.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각양각색의 뜻과 바램들이 흩어진 강물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좀 멀리서 보다 보면 하나의 모양새가 나온다. 한국인. 자랑스럽고 아름답고 고맙다.

처음 가보는 자리였기에 기대했던 점들이 있었다. 

많이 보고 많이 물어보고 배워 가자 했다. 대회에서 한인회 성공 운영사례들을 소개했다. 

마이크를 잡은 회장들 마다 심각한 시간초과가 있었다. 어디서 자주 본 듯한 생각이 들었다. 

YouTube에서 본 한국 국회의 모습 등이 떠올랐다. 

질문할 시간이 증발해버려 궁금했던 사항들을 깊이 알아가지 못 했다. 

그렇지만 방으로 돌아가던 내 마음은 그들이 자랑스러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디에서 든 우리나라 사람이다. 

열심히 산다. 

그리고 이루어 간다. 

정해진 시간과 양식에서 벗어났지만 그래서 투덜투덜하던 나 같은 사람도 있었지만,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나누고 싶었던 말들이 한 열매에서 나온 가을의 씨앗들처럼 때가 되어 열어보니 생각보다 참으로 많고 소중했던 것이었다.

행사 두번째 날에는 지역별 현안토론의 시간이 있었다. 

예를 들어 중국지역은 조선족사회 융합 및 발전 방안 등을, 러시아지역은 고려인 단체간 연락체계 구축 등을 주제로 논의하고 미국지역은 미국대선 유권자등록 캠페인 및 정치력 신장 등을 주제로 삼아 담론하였다. 

유치원생처럼 커다란 목줄 이름표를 달고 인생경험과 사회지식이 부족한 나는 정보 하나하나를 듣고 적기에 바빴다. 

이러다 혹시 스트레스로 살이 좀 빠질지도 모르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혼자 웃어넘기며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 외우기에도 노력해 보았다. 

새로운 만남과 교류를 통해 마우이 한인사회에 어떤 힘을 얻어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 

아마도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듯싶다.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로의 자리를 지켜보고 경쟁하며 지속적으로 더 크고 큰 동그라미를 그려가고 있다. 

돕고 살아와야 했으며 앞으로도 돕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재외동포의 몫이다.

재외동포재단과 외교부가 연결점처럼 도움을 주고 응원하지만 완벽한 동그라미의 아름다움은 작은 점의 자체적 노력과 성공에서 찾아보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시끌벅적 맞다 틀리다 논의하던 미주지역 회장들의 모습이 나에겐 왠지 정겨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다. 

마지막 날에는 정부와의 대화와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가 있었다. 

마우이 한인사회에서는 국적회복신청 관련 만65세 이상의 재외동포 국내체류기간과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신고 등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한국 법무부에서는 재외동포를 위한 국적법을 수시로 살펴보지만 맞춤형 법이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미국에서 그리고 하와이에서 내가 얻고자 하는 미래는 무엇일까? 

다른 재미한인들은 어떨까? 남북통일을 생각해보게 된다. 

한국전쟁의 고통을 체험했고 기억하는 회장 몇 명은 놀랍게도 다시 한번 같은 민족의 피를 보아도 어쩔 수 없다 말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회의 참가자들은 문화경제적 통일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을 해서라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계속 노력해 보아야 한다고 믿는다. 

참으로 해 나가야 하는 일들이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인은 애국심이 깊고 강하다. 그리고 항상 변화의 흐름을 그려보며 꾸준히 이상을 추구한다. 

고마운 일이다. 

1983년 비행 9시간 넘게 내내 울며 시애틀로 어머니를 따라 이민을 왔다. 나라를 떠나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서 슬펐다. 

그런 헤어짐이 있어 나는 우리나라를 그리워했고 더 알아 왔다. 

재외동포의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끈기를 거름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재미한인이 나에게는 자랑스럽고 아름다우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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