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병식 경영칼럼] 다시 찾아 온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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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손자 한 명이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해서 저는 수년 만에 다시 하와이를 방문했습니다. LA-호놀룰루 항공기의 좌석에 앉고 보니 빈 좌석이 한 개도 없었습니다.  호황인 미국의 경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의 가족은 하와이의 북쪽 해안에 위치한 곳에 숙소를 정했습니다. 
 비행장에서 숙소로 이동하는 도중에 한글 간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숙소에 여정을 풀고 하와이에서 활약하고 있는 언론사의 경영인들을 만나서 담소를 나눴습니다. 그 분들의 말에 의하면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국 1세 동포들은 2만 명 정도라고 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숫자보다 적었습니다. 일본계 주민의 1/10 정도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경제가 호황이라고 하지만 하와이한인상가는 호황의 혜택이 미치지 못한 것 같다는 자평이었습니다. 그래도 제 가족이 들린 한국 식당에는 빈자리가 없었습니다. 
 그 식당은 고객들이 줄을 지어 기다린다고 하는데 한인사회 경제가 어렵다는 말을 들으니 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한편 저도 미국이나 한국에서 상업인들을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장사가 잘된다고 말하는 한인 업주는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한인 동포들은 자만하지 않고 겸양의 미덕을 발휘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한편으로는 약간 과장된 불만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한국에 약 1년 동안 체류를 한 적이 있었는데 미세먼지 보도가 있는 날에는 길에 나은 행인들의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함을 보았습니다. 건강 대처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미세 먼지의 위험성에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해안가에 위치한 숙소에서 이른 아침에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는 절경은 가관이었습니다. “흑산도 아가씨” 라는 한국 대중가요에 나오는 “물결은 천번 만번 밀려 오는데” 라는 가사를 생각나게 하는 파도 위에 동그란 불덩이가 솟아 오르는 장면은 스마트 폰으로 찍는 사진만으로는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오아후 섬을 반 바퀴 운전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산과 언덕의 빼빽한 녹색 산림은 캘리포니아에 볼 수 없는 마음의 흡족을 주었습니다. 이런 산야가 캘리포니아에 있다면 캘리포니아가 겪었던 대형 산불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와이 북 단을 지나가다 “Korean BBQ”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운전하는 아들을 설득하여 그 조그마한 한식당에 들렸습니다. 식탁이  네개 뿐인 작은 한식당에서 갈비와 떡 만두국을 주문하여 먹으면서 음식의 맛을 혀로만이 아니고 정서로 즐겼습니다. 
 요리의 맛은 괜찮았지만 만일 요리의 맛이 그다지 좋지 않았더라도 제 마음은 무조건 한식이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 만족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손주의 결혼식의 의의도 컸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하와이는 제 마음에  휴양 이상의 잔잔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비즈니스 컨설팅 명강사로,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홍병식(85·사진)박사의 칼럼이 라디오 서울과 본보 지면을 통해 재개된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와 휴즈 항공사에서 통신위성 사업매니저로 일했다. 그후 US 인터내셔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수여받고 경영 컨설턴트와 강사로 활동하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와이파후 리사이클링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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