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마우이 관광재개 제동

웨스트 마우이 관광재개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웨스트 마우이 지역사회 단체장들과 주민들이 10월3일 주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관광재개 일정을 늦춰줄 것을 그린 행정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스타어드버타이저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집회 주최측은 1만1,141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주지사실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집회가 열리기 전, 그린 주지사는 투어리즘 오소리티(HTA) 연례회의에서, 10월8일을 기점으로 웨스트 마우이 관광재개를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여 마우이 재건에 힘을 보탠다는 것이다.

관광재개 연기를 요청한 주된 이유로는 산불 참사 생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거론된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라하이나 주민 K씨는, 관광산업이 마우이 경제에 주는 이익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산불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정신적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일상생활로의 복귀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피해 주민 대부분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때에,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것은 산불 참사로 인한 상처를 모욕하는(insult) 행위라고 비판했다.

관광재개를 지지하는 쪽은 마우이 경제의 15%를 웨스트 마우이가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경제 회복에 웨스트 마우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울러, 산불 참사로 인해 현재 약 8,773명의 주민이 실직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짚으며, 실직이 장기화될 경우 주택 안정성 등 마우이 섬 전반에 걸쳐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 주지사는 팬데믹 기간 좀 더 결단력이 있었다면 더욱 대처를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운을 띄우며, 회복에 적절한 시기를 가늠하기보다 시간을 아껴서 쓰는 것에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광재개를 반대하는 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집회 주최측이 수집한 1만1,141건의 서명 중 3,517건이 라하이나 지역(우편번호 96761)에서 제출되었다.

비영리단체 ‘라하이나 스트롱’이 제공하는 온라인 서명( bit.ly/3rDFFaB)은 1만4,000명을 돌파한 상태이다.

라하이나 스트롱의 일원으로 10월3일 집회에 참가한 주민 L씨는 그린 주지사가 집회 대표단을 맞이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하며, 웨스트 마우이 관광재개는 영리 사업 관계자들이 비공개 회의를 갖고 결정한 것으로 무례함을 넘어선 처사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어, 그린 주지사가 이번 관광재개 결정은 라하이나 지역사회와 의논하여 내린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산불 생존자들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우이 카운티 의회 타마라 팔틴 의원은, 관광재개를 의논하기 전에 산불 피해자의 주택과 학생 교육, 근로자를 위한 보육 제공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웨스트 마우이 대신 마카와오나 와일레아-마케에나, 하나 등 다른 관광지를 홍보하는 데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하이나 출신 서퍼 전 세계 챔피언 케코아 슈바이처 선수는, 산불 피해자들의 요구를 외면한채 관광산업을 재개하면, 생활을 위해 일하는 주민들과 아직 고통에 잠겨 있는 주민들 사이에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짚으며, 이대로 관광재개를 강행하는 것은 정부가 더 나은 재난 구호 기획을 마련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하와이호텔협회(HHA) 제리 깁슨 회장은 관광산업을 재개해도 방문객이 돌아오는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고 짚으며, 올해 연휴 객실 점유율은 약35-40% 선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