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하와이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식에 이어 한국전쟁 한미 유해 상호인수식 등 1박2일간의 하와이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출발에 앞서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열린 인수식에서 추모사를 통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국전쟁의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과 함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면서 “‘지속가능한 평화’는 유엔 창설에 담긴 꿈이며,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국외에서 처음으로 주관한 이번 인수식을 통해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가 한국으로 귀환했다.
특히 68구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김석주·정환조 일병의 유해는 대통령 전용기에 실렸다.
청와대는 두 일병이 잠든 소관을 대통령 전용기 좌석에 모시고, 국방부 의장대 소속 의장병 2명을 소관 앞 좌석에 배치해 예우를 했다.
유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인수식에 참석한 김석주 일병의 외증손녀 김혜수 소위도 소관이 안치된 좌석 바로 뒤에 앉아 귀환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전사자는 한국전쟁 당시 미 7사단 32연대 카투사로 복무했으며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김석주 일병은 2018년 함경남도 장진읍 신흥리에서, 정환조 일병은 1990년∼1994년 사이 함경남도 장진읍 청량리에서 각각 북한의 유해발굴로 발견됐다.
이들은 미군 유해들과 함께 하와이로 옮겨졌다가 지난 2일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또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나머지 유해 66구는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편으로 고국으로 돌아갔다.
문 대통령은 인수식에 앞서 이날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오늘 인수하게 되는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두 분의 용사는 장진호에서 전사하신 분”이라면서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여기에서의 값진 승리 덕분에 흥남철수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고, 나의 부모님은 그때 미군의 도움으로 남쪽으로 올 수 있었으며,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감회를 말했다.
이에 아퀼리노 사령관은 “우리는 장병들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며 모든 전사자들이 송환될 때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한미는 철통같은 동맹 관계로, 미군은 한국을 위해 언제든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