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4대 하와이 한인회 출범 전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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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하와이 한인사회의 주안점은 화합이었다. 

한인 단체들간의 이견과 갈등으로 대립해온 지난 날들을 돌아보고 통합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을 기울인 한 해였다. 

주목할 만한 결과 중 하나로 하와이 한인회가 한인문화회관건립추진위원회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이 양측의 합의로 취하되기도 하였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박재원 회장을 비롯한 각 단체 관계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였다.

또 하나 동포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은 바로 한인회장 선거였다. 

2018년에 치러졌어야 할 선거가 미루어지면서 한인회는 분열이라는 큰 손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민종가 한인사회의 명예와, 동포사회의 자부심이 상처를 입었다. 

이러한 아픔을 회복하기 위해 한인사회는 다시 똘똘 뭉칠 계기가 필요했고, 한인회장 선거는 단합을 이루어 갈 적임자를 뽑는 중요한 행사였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금, 동포사회의 완전한 융합은 여전히 몇 발자국 멀리 떨어져 있는 모양새이다. 

높은 무효 표 비율과 어긋난 양측 후보의 재검표 합의를 두고 의견이 갈라지며, 동포사회가 다시금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화합을 위해 애써 온 각 한인 단체 관계자들의 노력과, 동포사회의 뜨거운 염원은 다시금 쓰라린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투표의 결과와 합의도출에 대한 노력을 존중하는 의견과, 선거홍보와 개표 과정의 공정성에 대해 재고(再考)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뉘어 있다.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는 대화와 토론으로 갈등을 해결한다. 

상호간의 양해를 도저히 바랄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도 대화를 통한 합의도출은 민주적 절차의 근간이다. 

지금 우리 동포사회에도 대화의 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각 의견을 대변하는 대표들 간의 긴밀한 이야기가 중요하다. 

지겹고 지루한 시간으로 비취어질 수 있다. 

성과 없이 의견차이만 확인하고 돌아서는 일도 있다. 

접점이 보이지 않는 평행선 위에서 회의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협의에 나선 당사자들은 합의의 가능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하와이 한인사회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며, 동포사회의 권익을 수호하는 위정자들이 견지해야 할 자세일 것이다.

민주사회란 무릇 다른 개개인이 모인 것으로, 인구만큼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사회는 뜻이 모일 때 힘이 생기고 제 구실을 하기 때문에, 여러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 된 목소리는 곧 그 사회와 구성원의 장래를 대변한다. 

의사통합을 위해 마련된 선거 등의 민주적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다. 

다만, 사람이 하는 일에 완벽이란 없다. 

따라서,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면 이의를 제기하고 과정을 점검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지난 해 우리 동포사회는 협의도출을 위해 방책을 모색하는 데 힘을 모았다. 

하지만 슬프게도 모두의 인정을 받는 결과 창출에는 미치지 못했다. 

새 해에는 현재의 상황을 냉철히 바라보고 의견조율에 나서는 것을 과제로 삼아야 될 것이다. 

보합대화(保合大和)의 의미처럼, 대화(對話)로 뜻을 모아 대화(大和)를 이루는 2020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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