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친왕 아들 이구와 결혼한 조선 마지막 세자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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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가 마지막 세자빈 줄리아 리 (사진) 여사가 지난 달 27일 할레라니 널싱홈에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95년 하와이로 건너와 생활해 온 고인은 뇌졸증으로 쓰러져 재활치료를 받을 당시 치료의 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 화가로 작품 활동을 하며 한인양로원에서 그림 강사로 자원봉사를 하며 양로원 어르신들과 시간을 함께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지난 주 본보에 고인의 부고를 전한 한인양로원 윤삼실 원장은 “양로원에서 그림을 가르치던 고인은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양로원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무척 즐거워 하셨다”며 “입양한 따님이 여사님의 마지막을 지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고인의 마지막 소식을 전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화장을 했고 조만간 한국에서 추모 미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줄리아 리 여사는 대한제국 최후의 황태자 이은의 외아들인 고(故) 이구(李玖)의 부인으로 독일계 미국인으로 1950년대 후반 미국 뉴욕에서 이구 선생을 만났다.   이구 부부는 63년 일본에 머물던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요청으로 함께 귀국해 서울 창덕궁 낙선재에 짐을 풀었다. 재주 많고 정이 많은 성품의 줄리아였지만 낯선 궁궐 생활과 종친들의 외면을 견디기는 힘들었다. 푸른 눈의 이방인 세자빈을 인정할 수 없었던 종친회는 후사를 잇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구 선생에게 이혼을 종용했다. 낙선재가 싫다며 호텔 생활을 하던 남편과 별거상태였던 줄리아 여사는 결국 82년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2000년 9월 일시 한국을 방문한 줄리아는 한 달 여 머물면서 추억의 장소를 둘러봤다. 시아버지 영친왕의 묘소를 참배하고 한때 안주인으로 살림을 살았던 낙선재에 들러 장애인 제자들을 만났다. 이구 선생에게 직접 전해주고 싶었을 조선왕가의 유물과 한국 근대사 관련 사진 450여 점을 덕수궁박물관에 기증했는데 이때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줄리아의 마지막 편지’라는 제목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고 줄리아 여사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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