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하와이 퍼블릭 라디오 의 자그만한 스튜디오는 하와이에서 활동중인 클라리넷 연주가가 앞장서서 마련한 실내악 연주에 매료된 청중들의 기립박수가 끊이지 않았었다. 이날 연주회는 정건환 클라리넷 연주가가 보스톤과 엘에이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와 바이올린, 첼로 연주가들을 초청해 실내악 연주 무대를 마련한 것으로(사진 왼쪽) 로컬 사회는 물론 하와이 한인사회에 클라리넷 연주가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는 순간이기도 했다.본격적인 연주회 소식을 알리기 위해 꽁지머리를 하고 검게 그을린 피부로 6월의 어느 날 본보 라디오 서울 스튜디오를 방문했던 당시 그를 클래식 연주가로 알아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와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퍼의 모습 바로 그 모습이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며 그의 모습은 변해갔다. 한국 연세대학교에서 클라리넷을 시작해 보스톤에서 클라리넷 연주가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연주가로 활동하다 홀연 하와이로 이주했다. 여행 차 들렀던 하와이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이 그를 사로잡았고 그의 사랑스러운 딸 아이의 성장 과정에 하와이 특유의 흙과 바람의 내음을 공급하기 위해 3년전 하와이로 이주했다는 것. 그러나 클라리넷 연주가로 하와이에서 정건환의 무대를 만들어 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클래식 연주가들의 보수적인 음악적 사고 방식으로는 정건환의 음악 세계를 가늠할 수 없었기에 선뜻 함께 연주를 수락하지 않았던 것. 그러나 마노아에 위치한 음악학교에서 클라리넷 렛슨을 하고 틈틈이 서핑을 하며 하와이 생활에 정착한 정 연주가는 지난 6월 하와이 독지가의 후원에 힘입어 보스톤과 뉴욕, 엘에이등지에서 자신과 함께 무대를 꾸며 온 동료들을 초청해 실내악 무대를 마련했고 정건환의 음악세계를 확실하게 하와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선보였다. 최근 보스톤에서 앙상블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그는 새해에는 링컨센터를 비롯한 미주지역 연주 일정외에도 6월경 하와이에서 다시한번 실내악 무대를 꾸미게 될 것이라며 하와이 한인들과 함께하는 무대라면 어디든 찾아가고 싶다고 새해 포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