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진군이 대회 우승컵을 들고 부모님과 여동생 그리고 코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와이 골프 역사상 최초로 한인 학생이 PGA 소니오픈 아마추어 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해 내년에 열리는 소니오픈 출전권을 자력으로 거머쥐는 영광을 차지했다. 메리놀 스쿨 10학년에 재학중인 한인 주니어 골퍼 피터 정(16 한국명 정세진)군은 19일 열린 2019소니 오픈 아마추어 예선전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최정상급 PGA 투어 선수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007년 소니 오픈 50년 역사상 최초로 16세라는 어린 나이에 출전해 ‘작은 거인’이라고 불렸던 테드 후지카와(Tadd Fujikawa)에 이어 12년 만에 최연소 PGA 데뷔를 하게 된 정군은 한인 주니어 골퍼로는 사상 최초이기도 하다. 19일 와이알라에 컨츄리 클럽에서 진행된 예선전에서는 강한 바람으로 12명의 출전 선수들 가운데 76타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힘든 경기가 펼쳐졌음에도 불구하고 정군은 오히려 전반 마지막 15홀에 2언더파를 기록하며 이븐파 7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버지의 권유에 의해 처음 골프를 시작하게 된 정군은 최근 상승세를 유지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올 여름 카아나팔리 하와이주 주니어 골프협회(Kaanapali Hawaii State Junior Golf Association) 주최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터틀 베이 오픈에서 우승하기도 했다.또한 호간 컵(Hogan Cup)에 하와이 대표로 출전 하기도 했다. 대회를 마치고 21일 본보를 방문한 정군은 “지금까지 PGA 투어를 목표로 최선을 다해 준비해 왔다”며 “경기 당일 바람이 많이 불고 긴장되기도 했지만 평상시 연습한대로 경기에 임했고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담담히 밝혔다. 5피트 11인치의 큰 키를 자랑하는 정군은 평상시 청소년 학생의 모습이지만 훈련에 임할 때는 완벽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골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정군의 부친인 열린가정의학과 정성엽 대표는 “6년 전 처음 골프를 가르칠 때는 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와 작은 트러블도 있었지만 3년 전부터는 완벽히 골프에 적응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올해 들어 이렇게 뛰어난 기량으로 아마추어로 PGA 대회에 출전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정군의 어머니는 “그동안 대회 참석 때마다 우승을 목표로 하진 않았지만 이번 경기만큼은 욕심이 나기도 했다”며, “지금까지 연습해 온 기량을 최대한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군은 “이번 예선전 우승으로 PGA 골퍼가 되고자 했던 자신의 꿈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고 말하며, “내년에 열리는 소니 오픈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최연소 PGA 데뷔 타이틀에 버금가는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주니어 후배들에게도 “공부도 골프도 항상 즐기며 하길 바란다”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이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