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7주년 특별 기고 ] 5G 라고요…

조기조 명예교수

1990년대 중반에 공개된 인터넷은 전 세계를 연결하므로 월드 와이드 웹이라고 불렀다. 인터넷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1. 송신자와 수신자를 연결하는 통신망(유선이나 무선으로 되어 있다.)  2.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AD),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DA) 바꾸어 주는 변환 장치(CoDec) 3. 디지털 정보를 잘게 나누어 통신망에서 안전하게 송수신 되도록 돕는 프로토콜(통신 프로그램; 주로 TCP/IP) 4. 아날로그로 되어있는 우리 인간의 목소리나 자연의 빛을 받아들이는 마이크나 렌즈 같은 입력 장치와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인 그림이나 소리로 표현해 주는 출력장치인 스피커나 화면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화 교환기처럼 인터넷 주소를 담아두고 찾아서 연결해주는 장치(DNS; 도메인 네임 서버)가 필요하다.  도메인 네임 서버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기능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이미 들어 있다. 없거나 부족한 기능은 프로그램을 추가로 깔면(설치하면) 된다.  이 밖에 세계적으로 통일된 형식, 운영방식 등을 정하는 합의체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등록한(연결된) 컴퓨터나 스마트 폰으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더 많은 정보를 소통하고 싶어 한다.  지금의 통신장비와 통신망은 이러한 욕구를 감당키 어렵다.  아날로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통신망에 전파를 흘려보내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늘어나는 이용량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전파보다 빠른 광파(빛)를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것이 그간의 발전과정으로 볼 때 5세대가 되는 것이고 그래서 5G(Generation)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지난 4월, 간발의 차이지만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개시하였고 광통신이 되는 5G 폰을 출시하였다.  광통신은 매우 빠르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초고속성)  그리고 무수히 많은 장치와 연결할 수 있다.(초연결성) 동시에 초저지연성을 발휘한다. 자극을 받으면 반응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인 ‘응답 속도(latency)’가 초저지연성이란 데이터의 송수신에 일어나는 지연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두뇌가 인지하고 반응하는 시간보다도 더 빠르게 작동하여 고속으로 달리는 자율주행차 산업에 꼭 필요한 것이다. 이 세상의 존재물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누어 보자. 형체가 드러나 보이는 대부분의 것은 하드웨어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도 그릇(하드웨어)에 담아 하드웨어처럼 쓰는 것이 있는데 이를 펌웨어(firmware)라고 한다.  원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인데 하드웨어 칩에 담아 쓰는 것이 펌웨어이다.  정보통신 기술은 통신장비와 기기인 하드웨어 산업이지만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많은 데이터를 압축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우리가 즐겨 보고 듣는 작품(콘텐츠)은 소프트웨어이다.  음악이나 영화 같은 콘텐츠는 물론 강의와 해설 같은 지식도 소프트웨어인데 이 콘텐츠 산업이 돈이 된다.  사실의 보도와 해설을 담은 저널리즘(journalism)도 콘텐츠이다.  신문, 잡지가 또 방송이 신속과 정확에만 초점을 둔다면 생명력을 잃게 될 것이다. 주의를 끄는 매력, 도움이 되는 지식과 정보를 담아야 살아남는 것이다. 이러한 콘텐츠가 인터넷에서 동영상의 모습으로 제공되는 것을 OTT(Over The Top)라고 한다. Youtube, Netflix, TED가 익숙한 OTT이다. 이러한 콘텐츠 시장에서는 파워 법(Power Law)이 작용한다.  파워는 힘이나 권력 외에 전기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거듭제곱이다.  빛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이를 콘텐츠 산업에 적용해 본다면 1위 업체가 시장에서 1,000 ()을 차지하고 2위 업체가 100 ()을, 3위업체가 10 ()을 차지하는 극단의 분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1위가 1/2인 50%를 차지하면 2위 업체는 나머지의 1/2인 25%를 차지하고 3위부터는 남아있는 25%의 시장을 놓고 피 터지는 싸움을 해야 하기에 5G 시대에 시장의 선점을 위해 눈에 불을 켜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대중이 이용해 온 인터넷의 처음 10년을 웹 1.0 시대라 하고 이때는 느리고 정적이며 제공자의 화면을 보기만 하는 것이었다.  그 후 밀레니엄의 2000년대 인터넷을 웹 2.0 시대라 하는데 동적이고 쌍방이 가능한 고객의 질의와 응답이 있었기에 참여, 개방, 공유의 시대라고 한다.  지난 몇 년간의 2010년대는 웹 3.0 시대이다.  이즈음의 특징은 플랫폼, 클라우드, 크라우드, SNS, 집단지성 등이다.  인터넷이 특정한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거기에 들어와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플랫폼이다.  클라우드란 하늘을 덮고 있는 구름처럼 통신망이 세상을 덮고 있어서 어디서나 연결하면 프로그램과 데이터,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crowd)란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나 지원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SNS란 우리가 카톡이나 밴드 같은 것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협업을 하고 지식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이제 내년이면 2020년대에 들어간다. 세계적으로 5G 광통신이 가능해지면 4G 때에 비해 속도가 100배 빨라진다고 한다. 이 시기는 웹 4.0 이다. 최근에 독일에서 Industry 4.0이라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소위 스마트 팩토리라고 하여 무인화, 자동화 된 공장을 연상케 한다.  불량이 없어지고 생산 효율이 높아지고 부품에 센서가 들어 있어서 조립된 완성품이 잘 가동하는 지와 언제쯤 정비를 받아야 고장을 미연에 방지할 것인지도 알게 될 것이라 한다.  동시에 초연결성이란 특징대로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이다. 공장의 기계, 가정의 가전제품, 자동차와 선박, 항공기, 도처에 있는 CCTV가 스마트 폰과 인터넷으로 연결되면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시대가 된다.  자율 주행차가 안전하게 판단하며 달릴 수 있고 원격의료가 가능하고 인공지능이 더 리얼하게 도와주고 우리들은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하게 될 것이다.  샘플 1,000명에게 조사하여 국민의 뜻을 예견하는 여론조사는 사라질 것이다.  컴퓨터 서버가 사람들이 보고 듣고 찾는 것(big data)을 그대로 이용자의 특성에 따라 분석하면 정확한 이용자의 요구사항을 알게 된다. 거기에 맞춘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이 사람이 할 일을 거의 다 대신 해준다고 하자.  로봇이 기사를 작성하면 인간 기자가 약간 고치겠지만 최고수를 이기는 바둑 로봇처럼 오래지 않아 그것도 그만일 것이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은 이미 5G 다음에 등장할 6G 준비에 나섰다. 2030년은 어떤 모습이며 내가 아직도 살아 있을 것으로 보는 2050년은 또 어떠한 모습일까?  브레이크 없는 차를 타고 달리는 형국이다. 그것도 내리막을!
 <조기조교수는 >경남대학교에서 30여 년간의 교수직을 마치고 명예교수로 있다. ‘유타한국인타임즈’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을 써 왔다.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를 출간했다(공저). 현재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