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5일 하와이 한국도서재단 문숙기(사진) 이사장의 3주기를 맞아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도서관을 찾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곳의 한국어 도서코너는 더 넓어지고 신간도서 및 전자 책 구입 및 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어 도서코너는 120년 이민역사를 자랑하는 이민종가 하와이의 값진 문화 유산이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주립도서관 시스템을 이용해 한국어 도서가 주민들에게 대출되고 있고 소장 한국어 도서 규모도 2023년 3월 현재 10만여권이 넘는다.
이곳에 가면 한국어 신간도서 외에도 전자도서 대출 시스템, 한국의 유명 드라마 DVD와 K-Pop CD 등이 비치되어 맥컬리 주립도서관은 주 내 최고 대출율을 자랑하는 도서관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한국도서재단의 시작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와이 주정부는 예산 부족으로 주립도서관내 도서구입비를 삭감했고 그 가운데 소수민족 한국어 도서구입비 2,300달러를 전액 삭감했다.
이유인즉 이용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
이 소식을 접한 문숙기 이사장의 분노는 도서구입비 솔선수범 기부로 이어졌고 이 기부는 주립도서관의 소수민족 도서구입 행정의 비효율성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주 정부가 한국 도서를 한국에서보다 3∼4배 비싼 가격으로 현지에서 사고 있었던 것이다.
문 이사장은 기부자이면서 도서 구매에도 직접 나서기를 자처했다.
자신이 주 정부를 대신해 국내 대형서점에 연락해 직접 도서를 샀고, 대한항공을 설득해 무료로 운송했다.
1997년부터 지속적으로 한국 도서를 사들이며 2005년에는 ‘한국도서재단’을 설립, 이와 함께 하와이 동포, 한국 정부,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모금을 추진해 매년 3만 달러 정도의 도서 구입비를 확보했다.
문 이사장은 2010년 7월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100만달러를 한국도서재단에 기부하고 하와이 주립도서관에서 예산이 없어 한국어 도서를 구입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 될 수 없음을 유언으로 남겼다.
‘하와이 한국도서재단’ 의 역사에는 깨어있는 한 여성의 열정이 다민족사회 하와이에서 소수민족으로서 자긍심을 높이며 권익을 찾아가는 모범답안이 담겨져 있다.
1996년 2,300달러 예산에 200권에 불과하던 주립도서관 한국 도서는 2017년부터 주정부 지원금 2만달러를 확보하고 매년 7만여달러 상당의 한국어 신간(전자도서포함) 및 DVD 를 구입하며 한국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리고 있다.
한국어 도서코너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동포들에게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정신적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했다.
팬데믹기간에도 쉼없이 이어지는 한국의 신간도서 대출은 동포들에게 팬데믹 이후 길을 찾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신간도서 운송은 팔라마 마켓이 무료로 대행해 주고 있다.
2020년 문숙기 이사장 별세 이후 한국도서재단은 김명희 이사장을 중심으로 이사진들이 한 마음이 되어 문 이사장의 유지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며 주립도서관측과 보다 효율적인 한국어 도서관리를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