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조 프레슬리(83) 한라함 무용연구소 원장의 하루는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역동적이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외부공연의 안무까지 직접 챙기는 프레슬리 원장. 그녀가 한국 고전무용과 함께 한지는 올해로 55년.
프레슬리 원장이 한국무용과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 것은 1962년 마미야 극장에서 열린 배한라 선생의 춤을 보고 반해 한라함 여사의 수제자로 입문하면서부터이다.
당시 프레슬리 원장은 오하이오주립 볼링그린대학에서 체육과 무용을 공부하고 호놀룰루 카메하메하 고교에 교사로 부임하기 위해 하와이를 찾은 입장으로 한국 무용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하와이대학교에서 한국 무용 춤사위를 익히기 시작한 프레슬리는 1974년 하와이대학교 무용학과 조교가 되었고 1994년 한라함 여사가 타계한 이후 한라함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와이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한국 춤을 배우고 익힌 그는 1983년 한국을 방문해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관람하기 전까지는 그저 한국춤을 좋아하는 이방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 50줄에 들어서 김덕수 사물놀이 풍물장단에 매료되어 한동안 헤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고 배한라 선생의 한국 고전무용 춤사위에 감전된데 이어 김덕수 사물놀이로 인해 한국 풍물 장단에 빠져버린 그녀는 결혼도 잊고 한국 고전무용에 빠져 들었고 이제 하와이에서 유일하게 한국 무용을 차세대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한라함 스튜디오 원장이자 교사이다.
한류열기 뜨거운 이곳 하와이에서 한국 고전무용을 공연하는 로컬 무대에서는 어김없이 메리 조 프레슬리 안무의 한라함 공연단이 무대를 꾸민다.
그녀는 한국 무용과 한라함 스튜디오와 결혼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벽안의 춤꾼 메리 조 프레슬리. 그녀의 스토리는 감동 그 자체이다.
그러나 그녀의 뒤를 이을 수제자가 없다는 것이 한라함 스튜디오의 큰 그림이자 미주한인 이민114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하와이 한인사회의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1월 한라함 스튜디오 창립 60주년 공연 준비를 위해 본보를 찾았던 프레슬리 원장은 “배한라 선생에게 배운 북춤, 장구춤, 부채춤, 승무, 살풀이, 산조춤 등 레퍼토리를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지만 자신이 믿고 물려 줄 후계자를 키우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은 교사로서 은퇴 연금에 의지해 생활하며 스튜디오를 최소의 경비로 운영할 수 있지만 후배들의 경우 한라함 스튜디오 운영만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해 쉽게 수제자를 양성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것.
지금의 스튜디오 자리도 건물주의 많은 배려로 그동안 운영을 할 수 있었지만 최근 건물주가 바뀌고 나서는 임대료가 만만치 않아 그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 한라함 스튜디오 맥을 잇기 위한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며 우울해 했다.
자신의 건강비결은 언제나 신명나는 한국 장단에 맞추어 고전무용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믿는 프레슬리 원장은 현재 한라함 스튜디오. 수강생들 가운데에는 한인 차세대는 물론 다른 타민족 문하생들도 적지 않아 한국 문화를 다민족 사회 하와이에 알리는 문화사절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한다.
“온 몸이 아프다가도 춤 출 때 만큼은 아프지 않고, 나이를 잊는다.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춤을 출 것”이라고 강조하는 프레슬리 원장은 스승이자 자신의 롤 모델이었던 고 김천흥 선생이 93세까지 춤을 췄다는 말을 상기시키며 “그 분처럼 영원한 춤꾼으로 살다 가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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