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반도는 불완전한 민족국가이다.
한국에서는 크게 국가중심과 민족중심의 두 관점으로부터 북측을 바라본다.
국가중심의 관점은 한반도에 서로 다른 두 개의 국가가 있는 것으로 본다.
민족중심의 관점은 서로 같은 하나의 민족이 둘로 나뉘어진 것으로 본다.
북측 수뇌부 보다 주민들을 더 고려한다.
민족중심은 현재 한국 정권의 관점이고, 인도주의적 차원의 접근이다.
두 관점은 한국 내에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극복하려 제3의 방안으로 남북이 공존하는 시장중심의 정책을 제시했다.
지난 70여 년간 남북관계는 주로 국제적인 차원에서 정의 되어왔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특사 교환방문, 4월 판문점 선언, 북중정상회담, 9월 평양공동선언 등 한반도 내부 정세에 따라 남북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2018년은 한반도 격동의 해였다.
2017년 일촉즉발의 위기를 겪은 후 1년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남북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아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한국정부는 70년간의 정체상태에서 한 단계 진전하여 냉전의 타성을 극복하고자 한다.
한국 정부는 궁극적 목표인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평화공존과 통합지향 전략으로 변환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정부가 구상하는 평화성취 계획을 살펴보면 현재까지 주요한 국가안보전략은 전쟁 억제였다. 군사대치는 한반도 상황의 특징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계속 유지되어야만 하는 중요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2017년 군사위기와 2018년 온화하게 급변한 한반도 정세로 인해 우리정부는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화해를 통해 평화를 조정하고(Peace-making), 결과적으로 평화를 구축하는 계획을 세웠다.
평화조정의 첫 단추는 군축협정과 군사긴장 완화이다.
이미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적대관계 해소가 언급되었다.
정부의 평화계획이 성과를 나타내는, 작지만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다음 단계는 평화구축이다. 실행되기까지 거쳐야 할 사안들이 많다.
이론적으로 평화구축은 자본주의에 기반한다.
시장과 이윤을 공유하는 것은 안보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적인 관점의 계획이다.
유럽연합이라는 실례에서 목표달성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고 있다.
북측에 걸린 여러 제재들로 아직 실행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한국정부는 경제통합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비핵화가 결정되고 실현되면 즉각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평화와 비핵화는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비핵화 없는 평화는 없다.
비핵화를 통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북측이 먼저 핵을 포기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의 전제조건이며 시작점이다.
북측과 미국이 의견을 조율해 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리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반대로 평화를 통한 비핵화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평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비핵화를 촉진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 비핵화를 고수할 경우, 비핵화에 관한 북미간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한, 한국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과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한국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그리하여 모색한 방안이 평화를 통해 핵무기 포기를 유도하는 정책이다.
혹자는 북측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한 후 평화를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는 한국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Unacceptable) 선택지임을 분명히 밝힌다.
현 정권뿐만 아니라 이후에 들어서는 어떤 정권도, 정치인들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북측의 핵 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비핵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비핵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정부는 비핵화를 촉진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평화 조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긴장 완화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4월 판문점 선원과, 9월 평양 공동선언으로 남북간 정치적 신뢰의 기틀을 마련했다.
9월 선언의 군사협정으로 군사적 신뢰 또한 기틀을 쌓았다.
경제 부문은 여러 제재사항 때문에 아직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사회문화적 신뢰구축은 오랫동안 지속된 분단으로 실현되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시장중심의 관점이라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환 동해, 환 황해, 군사분계선의 세 경제구역을 설정하여 남북경협의 새로운 장을 여는 구상이다.
환 동해 경제벨트는 한반도 동쪽과 일본, 러시아, 중국 북동부를 포함하며, 두만강 공동개발, 에너지 협력, 금강산 등 관광산업 개발을 추진한다.
환 황해 경제벨트는 한반도 서쪽과 중국을 포함하며,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과 연계하여 서해 평화경제구역을 구축한다.
군사분계선 경제벨트는 비무장지대를 비롯 관광과 환경자원을 개발하고 수자원을 관리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구상이 현실화되면 남과 북 모두가 득을 보는(Win-win) 결과를 낳을 것이며 군사긴장은 최소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과 북의 협약이 중요한 만큼 미국의 동의 또한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정권의 대북정책 기조인 최대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을 지지하고 정치적으로 수용한다.
그러나 우리정부의 비핵화와 경제통합을 연계하는 계획처럼, 다른 전략들도 잘 조합하여 함께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동의를 기다리고 있다.
협약성사를 위한 전략으로 먼저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졌던 협정을 재확인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그 다음은 종전선언이다.
협약성사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상징적인 일이다.
UN결의안의 부분적 완화도 포함된다. 경제재제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미국, 일본과의 외교정상화가 관건이다.
평화체제는 쌍무적이면서도 다국적인 형태로 구축되어야 한다.
공식적으로 휴전을 종료하고, 정치적 화해를 도모하며, 비핵화를 실현하고, 경제교류협력을 이행하며, 외교정상화를 선포하는 것이 수반되어야 한다.
북측에서 비핵화를 바라보는 입장은 크게 두 부류이다.
핵 없이 생존할 수 없다는 쪽과 경제개발을 위해 비핵화를 선택해야 한다는 쪽이다.
김 위원장은 두 집단 가운데 서서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조금 기다릴 필요가 있다. 동시에, 우리정부는 과거 한반도 위기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귀환불능지점(Point of No Return)을 제안하며, 비핵화 이행을 밀고 나가야 한다. <정리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