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루이드 사건으로 하와이에서도 항의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또 하나의 사건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3월13일 켄터키 주의 자택에서 총격을 받아 숨진 응급의료요원 브레오나 테일러(Breonna Taylor, 26) 사건으로, 마약사범으로 오인하여 영장을 갖고 들이 닥친 경찰에 의해 일어난 참극이었다.
알림 없이 돌입한 경찰을 침입자로 여겨, 총격으로 경관 한 명의 다리에 부상을 입힌 남자친구 케니스 워커(Kenneth Walker)는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침실에 있던 흑인 여성을 숨지게 한 경찰들은 체포되거나 기소되지 않은 바 있다.
6월14일 500여 명의 주민들이 알라모아나 비치파크로 모였다. 저마다 ‘정의 없이는 평화 없다(No Justice No Peace)’ 등 손수 만든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주 청사까지 행진했다.
시위 주최측은 이번 시위는 지난 5월25일 발생한 조지 플루이드 사건에 대한 항의 정신을 이어가면서도, 흑인 여성 피해자들에 대한 재조명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흑인 여성들은 나쁜 사건에 연루될 가능성이 더 많으며, 험한 상황에 놓여도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하며, 흑인 전체뿐만 아니라 여성의 인권을 위해서도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흑인 여성의 경우, 조지 플루이드 사건 처럼 사건이 기록된 비디오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람들의 관심이 적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모인 군중들은, 한 연설자(Kylah Hughley)가 흑인 피해자들의 이름을 외치고 군중들이 피해자의 성을 외치도록 유도할 때, 여성 피해자들의 이름이 나오자 침묵을 지켰다. 남성 피해자들의 성을 곧바로 대답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시위의 한 참가자(Christopher Edwards)는 흑인 여성피해자에 대한 관심 부족은 여성혐오(Misogyny)나 성차별(Sexism)에서 비롯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같은 상황에서도 흑인 남성보다 흑인 여성이 더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전하며, 건강한 사회를 위해 흑인여성에게 공권력이 부당하게 작용하는 경우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날 시위는 약 2시간 여 동안 평화적인 걷기로 진행되었으며, 경찰에 의한 성폭행(sexual assault)를 고백하는 참가자가 나오는 등, 여성흑인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호소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