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하와이 경제가 도탄에 빠지며 주 내 농장들도 농산물 납품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하와이 주민들이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일부 농장들의 숨통이 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의 한 농산품 도매업체(808 Organics)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문량이 2-5배까지 늘었으며, 특히 바나나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섬의 농산품들을 호놀룰루 공항에서 확보한 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 대기명단에 오른 인원만 100명이라고 전한다.
808 오가닉 관계자는, 주내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지역 농산물의 신선함을 알아본 주민들은 계속해서 지역의 농장들을 이용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지역 농산품 배달 업체 오아후 프레시(Oahu Fresh)도 이전보다 바쁘게 변한 상황을 전했다.
주문규모가 열 배 정도 증가해 신규직원을 채용하고 배달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몰려드는 물량 때문에 정기 배달 서비스도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 농업재단(Hawaii Agricultural Foundation)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크고 작은 지역 농장들이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몇몇 소규모 농장들은 고객과의 직거래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CSA(Community-Supported Agriculture) 시스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에 실시된 하와이 주립대 경제연구기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농업과 임업,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 중 20%가 일시 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직종으로부터의 세입은 2019년에 비해 약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재단은 코로나19로 주 전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자명하나, 그간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지역 농산물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확실히 긍정적이라고 언급하며,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농업 관계자들의 노고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머스 마켓은 팬데믹 기간 중에도 별 탈 없이 잘 운영되어 온 만큼,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 유지 등 새로운 안전수칙 도입하여 안전한 시장 만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팜 러버스 마켓(Farm Lovers Markets)은 직판장 운영에 있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형식을 늘려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연석에 차를 대고 물건을 주고 받는, 이른바 길가 거래(curbside pick-up)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하와이 농장 사무국(Hawaii Farm Bureau)은 이미 농장에서 승용차까지 농산품을 전달해 주는 팜투카(Farm-to-Car)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각에서는 하와이 기반산업이 관광업에서 농업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농업 관계자들은 식량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하와이가 좀 더 농업 사회(agricultural society)를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