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경 편집장
삼일운동,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하와이에서는 하와이 한인이민 116년 역사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역사탐방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선 보였다. 한국에서는 조국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했던 하와이 이민선조들, 특히 강영각 지사의 가문이 새롭게 조명되며 해외독립운동의 요람지 하와이 한인사회의 자긍심을 드높였다. 강 지사의 딸 수잔은 선친이 만든 영자신문과 당시 기록들을 한국 정부에 기증하며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문의 기억이 역사가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누군가의 기억’이 모아져 ‘역사’의 물줄기를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역사’는 어쩐지 저 멀리 있는 거창한 문구로 느껴지지만 ‘누군가의 기억’은 바로 내가 서 있는 이곳의 정겹고 친근한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서 있는 지금 이곳 우리들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기억’에 의해 저 먼 훗날 ‘역사’가 된다는 것인데 ‘누군가에 대한 기억’은 그 누군가를 애정과 관심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고 그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 봐 준 다른 ‘누구인가’가 있어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이, 이웃이, 종교단체가 그리고 동네 언론이 바로 그 ‘누군가’가 되어 우리 이웃 ‘누군가’를 기억해 가며 미주한인 이민종가 하와이 이민 200년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지난 3월 어느 화창한 봄날 올리브 연합감리교회 데이빗 김 원로 목사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강영각 애국지사와 메리 천(양) 할머니를 만난 날을 기억한다. 강영각 지사가 발행한 신문 속에 빼곡히 적힌 교회 건축을 위한 기부자들의 이름과 천(양) 할머니가 남긴 임시정부와 이승만 전대통령에게 전달한 기부증서를 보며 문득 조국독립 염원이 담긴 이민선조들의 ‘혼 불’이 오늘을 살고 있는 커뮤니티 자원봉사자들과 기부자들의 손길을 통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손길이 모아져 다민족사회 하와이에서 한인사회 역량을 높이고 더 나아가 ‘온전한 조국 광복’ 즉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는 그날을 위해 또 다른 동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이르게 된다. 사탕수수농장 이민선조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면 오늘을 살고 있는 하와이 동포들은 평화통일을 통해 하나가 된 대한민국을 이루는 그날을 위해 세대간의 화합을 통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그런 경축행사가 되길 기대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본보와 AM 1540 라디오 서울 하와이는 오는 6월 창간 47주년, 7월 개국 19주년을 맞아 ‘한인사회 누군가를 기억해 내고 기억해 가는 특집’을 시작으로 8월에는 15일 오후 7시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에서 광복절 경축 ‘제2회 오하나 음악대축제’를 개최한다. 하나 된 한인사회, 하나가 되는 한반도를 염원하며 지난해 첫 막을 올린 오하나음악 대축제 올해에는 김철웅 탈북 피아니스트와 하와이 연주자들이 어우러져 남과 북이 동포사회가 음악을 통해 서로의 ‘다름’이 아닌 ‘같음’을 알아가는 무대를 선사하며 하와이 유일의 한국어 정론지와 방송국의 ‘창간과 개국 기념’의 의의를 더하고자 한다. 한국과 미 본토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하와이 동포 음악인들과 만나 이민선조들의 독립운동 ‘혼 불’의 불씨를 우리 주변 ‘누군가들’의 가슴 속에 뜨거운 횃불로 되살려 내는 뜨거운 불쏘시개 무대로 달구어 질 ‘오하나음악대축제’ 를 그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