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샬 필 컬렉션 (Marshall Pihl)
안녕하세요, 하와이 한국일보 독자 여러분, 오늘은 해밀턴 도서관에 소장 중인 여러 특별 컬렉션 중 하나인 마샬 필 컬렉션(Marshall Pihl Collection)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마샬 필 박사(1933-1995)는 한국 문학의 전문가로 해외에서 한국 문학을 주목하고 연구한, 또 한국 문학을 번역하여 해외에 소개한 1세대 연구자입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판소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8-90년대에 하와이 대학 문학부에 교수로 재직하였고 그의 사후 필 박사의 개인 소장 자료들은 본교 도서관에 기증되어서 그를 기려 마샬 필 특별 컬렉션으로 이용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전에 소개드린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에도 마샬 필 박사가 번역한 소설들이 실려 있으니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샬 필 컬렉션이 연구자들에게 가장 많이 이용되어 온 분야는 19세기 초반의 근대 시기 한글로 쓰인 초기 출판물들을 이용한 근대 한국어와 그 교육에 대한 연구입니다.
이 컬렉션은 특히 근대기 한국어 교재, 사전, 문법서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25년에 발행된 ‘잘 뽑은 조선 말과 글의 본’, 1934년의 ‘중등학교 조선어문전’ 등이 있는데 초기 한글 교육과 연구에 업적을 남긴 선구자들로 그들이 남긴 저서들의 원본을 한 컬렉션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하겠습니다.
마샬 필 컬렉션에는 한국어에만 국한되지 않은 기타 여러 교육서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1909년 발간된 유몽천자는 캐나다인 선교사 제임스 게일(James Gale)이 아이들의 한자, 한문 교육을 위해 저술한 아동용 교재입니다.
1936년 읍면진흥독본은 경상남도가 일본어, 한국어, 간단한 산수 등을 지방민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편찬한 교육서입니다.
이 밖에도 근대 시기 한국어의 사용을 알 수 있는 서적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1887년 발행된 한국어로 번역한 최초의 신약 성경인 ‘예수셩교젼셔’입니다.
서구의 선교사들과 한국인들이 함께 번역에 참가한 이 성경은 당시 이용되던 한글 단어와 문법을 반영한 좋은 1차 사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자료들 이외에도 많은 흥미로운 자료들을 포함한 마샬 필 컬렉션은 당시 해외에서는 불모지였던 한국 문학에 천착한 한 학자의 성실하고 끈질긴 연구가 이루어낸 훌륭한 원자료들입니다.
우리의 훌륭한 문화 유산인 한글과, 한글 문학을 세계에 알린 마샬 필 박사의 공로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