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진신부 손자 김성수씨
한인사회와 `운명적인 만남’

2001년에 101세로 작고한 마지막 사진신부 유분조 할머니 <본보 자료사진>

미주한인이민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1월22일 하와이 김치의 날 제정에 앞장 섰던 마우이 한인회가 18일 마우이 순복음교회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의 규모는 작았지만 내용은 그 어느 행사보다 의마가 있었다.

마우이 라하이나 산불 화재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과 한인들을 위한 구호활동에 앞장섰던, 마우이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은 산불 피해자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되었다.

마우이 한인회 전현직 회장들이 총 출동한 이날 기념식에는 사탕수수농장 이민선조와 사진신부 할머니를 둔 한인 3세가 참석해 자신의 뿌리를 전하는가 하면 한국문화의 매력에 빠져 한국어를 제2 외국어로 수강한 청소년들의 아리랑 합창이 행사의 의의를 더했다.

특히 한인 3세 듀언 김은 마우이항만 매니져로 올해 한국일보 미주본사에서 후원한 요트 이그나텔라호의 태평양 횡단 성공에 일조한 장본인이다.

김씨는 이날 연설에서 이들 요트팀들과 만남을 ‘운명’이라고 회상했다.

김씨와 한인사회와의 만남도 운명적인 듯 했다.

김씨의 외할머니(유분조)는 이민100주년기념사업 준비가 한창이던 2001년, 생존해 있는 마지막 사진신부로 101세로 세상을 떠났다.

김씨의 기념사를 요약하며 그의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전한다.

” 남진우 선장과 장요셉, 도 유, 박상희 대원은 37피트 요트를 타고 캘리포니아주 마리나델레이에서 하와이 호놀룰루, 한국 인천까지 약 75일간의 바다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태평양의 험난한 환경으로 인해 남 선장은 연료와 보급품이 부족하여 카훌루이 항구로 긴급 우회해야 했고, 항해용 요트를 약간 수리해야 했습니다.

3월30일 일요일, 원정대가 카훌루이 항구에 도착했을 때, 한인 3세인 제가 근무 중이었던 것은 운명이었습니다.

그 후 며칠 동안 항만 관리소 로날드 리 부소장과 저는 원정대의 짧은 마우이 방문을 기억에 남는 여행으로 만들었습니다.

카훌루이를 거쳐 원정대는 호놀룰루를 거쳐 한국까지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 한국 이름은 김성수입니다.

저는 100% 한국인이고 한국의 유산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호놀룰루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1994년부터 마우이에 살고 있습니다.

제 아내 미요는 일본인 3세이고 현재 힐로에서 101세 어머니와 함께 있습니다.

오늘 같이 참석하지 못하여 무척 아쉽습니다.

저의 할아버지 김만수와 유도본은 초기 이민자였고, 할머니 김월선과 유분조는 나중에 사진 신부로 하와이에 왔습니다.

김만수 할아버지는 하와이 최초의 한인 이민자 중 한 명으로, 1904년에 두 번째 배를 타고 한국에서 하와이로 항해했습니다.

김만수 할아버지는 석공으로 하와이에 왔고 101세까지 살았습니다.

농장에서 근무했던 외할아버지 유도본의 원래 성은 ‘류’입니다.

미국 이민국 직원이 LYU발음을 할 수 없어서, YU로 등록되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 가신 후 유분조 외할머니는 50년 넘게 혼자 지내셨습니다.

거주지는 호놀룰루의 파오아칼라니 시니어 아파트였고, 101세에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는 저를 많이 아끼셨고 저도 할머니를 무척 사랑했습니다.

할머니의 김치는 한 가지 비법이 있었는데, 바로 큰 전통 옹기 바닥에서 발효되는 생선 머리였습니다.

할머니는 집에 계신 부모님과 형제 3명에게 매콤한 김치를 1갤런씩 만들어 주셨고, 매콤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아주 순한 김치를 1쿼트씩 만들어 주셨습니다.

저는 최근에 더 매운 음식을 먹기 위해 훈련 중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저는 할머니의 영어 연습을 돕고 미국 시민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면서 거의 매일을 보냈습니다.

할머니는 매우 근면하고 결단력 있는 한국 여성이었습니다.

그 해 말, 할머니는 성공적으로 미국 시민권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매우 놀랍고 자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마우이에서 거의 30년 동안 살며, 정말 훌륭한 한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이 멋진 행사에 저를 초대해 준 지니(마우이 최은진 전 한인회장) 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고, 김치축제를 함께 준비하는 데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제 큰 고모의 큰 손자 이름은 웬디 킴인데, 조카 사위 성명이 빌 치여서, 웬디 킴은 이제 웬디 킴 치가 되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