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힐 연료 탱크, 누유 장소 여럿일 가능성 제기
환경단체, 오하우 식수원 오염 우려

지난 5월 보고된 레드힐 연료 탱크 누유 사건과 관련하여, 미 해군은 탱크의 노후화가 아닌 탱크 관제실 조작 상의 문제였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9월29일, 5월 누유 사건과 비슷한 정도의 압력 서지(pressure surge) 현상이 다시금 발생했고, 이를 해군이 의도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연료 탱크의 안정성 논란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른 상태이다.

특히, 누유가 발생한 밸브가 여러 개일 가능성이 제기 되며 보다 정밀한 상황 파악이 요구되고 있다.

레드힐 연료 탱크 기지는 9월30일부터 10월8일까지 9일 간 임시 폐쇄되어 긴급 점검에 들어간 바 있다.

레드힐 연료 탱크는 지난 2014년 무려 2만7,000갤런에 달하는 기름 유출 사건 발생 이후, 정부 기관 및 환경 전문가들의 엄격한 조사 대상이 되어 왔다.

호놀룰루 수도공급위원회(HBWS)와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 하와이 지부는 오아후 섬의 중요한 수원 중 하나인 대수층 오염 가능성을 거론하며, 지난 몇 년 간 레드힐 연료 탱크의 기름 유출의 위험성을 경고해 오고 있다.

레드힐 연료 저장고에는 총 20대의 연료 탱크가 매설 되어 있으며, 대수층과 가장 가까운 탱크는 100피트(약 3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20대의 탱크 중 현재는 18대 만이 실사용 중이다.

각 탱크는 최대 1,250만 갤런의 연료가 저장 가능하다.

해군은 레드힐에 보유 중인 연료 탱크의 사용 허가 연장에 차질이 없도록 일부러 연료 누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 보건국이 지난 6월 미 해군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해군이 1월에 실시한 두 번의 연료 누수 검사는 결과 없이 실패로 끝났는데, 시기가 공교롭게도 보건국의 레드힐 연료 탱크 허가 연장 공청회 바로 직전이었다.

또한, 누수 검사 실패 이후 3개월 동안 이 사실을 보건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회는 레드힐 연료 탱크를 둘러싼 미 해군의 태도에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해군은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누수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어떤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의 연료 누수 은폐 의혹은 탐사 보도 전문 언론 호놀룰루 시빌 비트(HCB)가 입수한 내부 고발 문서에 의해 표면화되었다.

고발 문서에는 누출 은폐의 이유로 레드힐 연료 탱크 허가 연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 은폐 의혹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누유의 우려마저 제기된 가운데, 해군이 어떠한 대응책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