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김(1939년생) 하와이 카운티 시장이 12월7일자로 퇴임했다.
민방위군 관리자(civil defense administrator)로 24년, 카운티 시장으로 12년, 도합 무려 36년 간 종사해 온 공직생활에서 은퇴 한 것.
12월4일 데이빗 주지사와의 주간 회의에서는 이게 주지사와 케니스 하라 주 부관 참모, 주 방위군 관계자들이 기획한 깜짝 행사가 마련되었다.
주 방위군 영관급 장교가 이게 주지사를 대신해 훈장과 감사장을 수여하며 해리 김 시장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게 주지사는 해리 김 주지사가 빅 아일랜드 주민에 보인 헌신과 섬김을 존경한다고 밝히며, 김 시장의 행정은 참된 공무원의 전형 그 자체라고 찬사를 보냈다.
감사장은 김 시장이 연방정부와 주 정부, 카운티 정부를 하나로 묶어 재해 피해를 줄이고 필요에 응답하며, 복구에 힘 써 온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민방위 관리자로서 모범적인 근무와, 시장으로서 생명을 구하는 통찰력을 지닌 부분을 부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김 시장은 메달 수여식 때 눈물이 나오는 것을 참기 위해 눈을 감았다고 밝히며 감동적인 순간을 회고했다.
김 시장이 받은 훈장은 이른바 수훈장(Distinguished Service Order)으로, 상당한 공헌을 이루고 특출한 중요성을 지닌 인물에게 주지사가 수여하는 정부 공인 자격이다.
이번 깜짝 행사는 당사자 모르게 비밀로 준비되었다. 하라 부관 참모가 화상 회의 도중 하와이 노래 칼레오하노(Kaleohano)를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하며 행사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라 참모는 칼레오하노는 하와이 말로 유력자의 한마디와 존경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재임 기간 동안 부동산을 안정시키고 섬의 환경과 생활을 지키며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히며, 가장 잘한 일로 지역 사회 개발 시스템을 도입한 일을 꼽았다.
김 시장은 이민자 가정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빅아일랜드 올라아(Olaa, 현재 케아아우Keaau)에서 자랐다.
14살에는 형제자매들과 함께 야자나무 잎으로 라우할라(lauhala) 매트와 바구니를 만들어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십대에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세운 케아아우 김치 가게 운영을 도왔다. 1957년 힐로 고등학교 졸업 후 육군에 입대하여 의무병으로 근무했다.
제대군인원호법(GI Bill)으로 서던 오레건 대학을 다녔으며, 대학 재학 시절 아내를 만났다.
교육학 학사와 경제학 석사를 취득한 후 하와이로 돌아와 교원 생활을 하며 풋볼 코치를 겸임했다.
1976년 민방위 관리자로 임명되어 24년간 근무했다.
1990년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로 칼라파나 지역의 주택 180여 채가 파괴된 재난의 때에 탁월한 대응을 보여 주민들로부터 고요한 목소리(voice of calm)라는 찬사를 얻기도 했다.
하와이 카운티 의회는 김 시장을 지치지 않는 사람이라고 칭하며 독립적인 생각과 정직한 성품으로 민방위 관리자로서 명성을 쌓았다고 밝혔다.
특히, 절대절명의 시기에 진실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하며 깊은 신뢰를 나타냈다.
김 시장은 2000년 민방위 관리자 직을 사퇴하고 카운티 시장 경선에 참여했다.
길거리에서 직접푯말을 들고 유세에 나서고, 일인당 기부금을 10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등 수수한 선거 활동으로 유권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8년에 걸쳐 두 번의 임기를 지냈으며, 2016년 또 한 번 당선되어 세 번째 임기를 보냈다.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사업으로는 웨스트 하와이 시민회관(West Hawaii Civic Center) 건립과 아네 케오호칼로레(Ane Keohokalole) 고속도로 포장이 있다.
재임 기간 중 후회되는 일로, 해리 김 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발발 이후 좀 더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다고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25명의 사망자를 낸 유키오 오카츠 주립 재향군인요양시설을 언급하며 애통해 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리 김 시장은 여전히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마우나케아 산의 30미터 망원경(Thirty Meter Telescope) 설치 기획 논의에도 필요하다면 계속해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시장은 퇴임 이후의 행보에 대해 아직 결정한 것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공익사업이 반드시 정부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며, 민간 부문에서 지역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