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나 케아 시위로 ‘마우나 로아’ 뜬다

1만3,800피트(약4.2킬로) 화산 마우나 케아는 관광객들에 사랑 받는 하와이 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 

그러나 최근 TMT천체망원경(Thirty Meter Telescope) 설치를 둘러싼 시위가 격화되면서, 관광객들이 마우나 로아 화산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양새이다. 

1만1,135피트(약3.40킬로)의 관측소와, 1만3,679피트(약4.17킬로)의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행로에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e Administration) 소속 마우나 로아 관측소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주로 밤에 찾아오며, 공중화장실과 관광안내소도 구비되어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탐방을 즐긴다고 전했다. 

4륜 구동 차량으로만 올라갈 수 있는 마우나 케아와는 달리, 마우나 로아 정상은 도보로 진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높은 고도, 낮은 기온 등 어려운 산행 조건으로 배낭여행객들 사이에서는 고된 등산로로 알려져 있다. 

등반에는 적합한 복장과 장비, 충분한 물과 음식이 요구되지만, 최근 일반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준비가 미흡한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편의시설이 전무하고 주의사항이나 산 생태에 대한 교육이 충분치 않아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화장실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자연자원부(Department of Land and Natural Resource, 이하 DLNR)의 관계자는 이동식 화장실 설치를 검토 중이지만, 산 정상까지 운반하는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다고 토로했다. 

안전교육도 중요한 사항이다. 

등산로 입구에 산행과 위험요소에 대한 안내문이 있지만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DLNR은 등산로 초입에 편의시설 부족에 관한 경고문 설치를 검토 중이다. 

몇 년 전 폭설이 내렸을 때, 관측소 직원들이 안전을 이유로 도로에 차량 출입구 설치를 제안했지만 공공재의 성격이 강한 국립공원의 특성 상 받아들여지지 않은 바 있다. 

관측소는 준비 미흡으로 산행 도중 길을 잃는 등산객이 종종 있다고 언급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에 준비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하와이 화산국립공원(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은 마우나 로아는 높은 고도로 인해 구조활동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설명하며, 숙련자들에게도 힘든 곳인 만큼, 등산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는 마우나 케아 산 정상의 시위 현장에서 경찰력을 철수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주정부가 TMT 프로젝트를 포기한 것을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