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에서 비켜나 심포니를 통해 하와이를 알아가고 있어요”

“하와이에 거주하는 많은 한인음악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클래식 음악계에서 ‘천재’라고도 불리는 첼리스트 장성찬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영재로 자라왔던 그가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첼로 부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 놀랍기까지 하다.
 장성찬은 7세 때부터 첼로를 전공하기 시작해 9세 때 음악춘추콩쿠르 1위를 시작으로 다수의 콩쿠르에서 우승을 휩쓸며 서울 예원중학교 수석 입학은 물론 줄리아드 예비학교 장학생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고등학생으로 한국종합예술학교에 영재로 입학해 대학과정을 마친 수재다.
 이후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예일대 최고 연주자과정을 이수하고 현재 노스웨스턴 대학교 박사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장성찬이 공연을 위해 우연히 방문하게 된 하와이에서 오디션 공고를 보고 도전했던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이 지난 2016년 9월이다.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젊은 청년이 한 오케스트라의 부수석 자리에 오른 것이다. 
 뛰어난 감각과 실력을 겸비한 ‘그’이지만 지금까지 학생의 신분으로 학업에 열중하면서 한국, 미주 등을 오가며 독주회만 개최했기에 생애 첫 직장에서의 합주는 그에게도 어려운 일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악기와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곡을 연주하면서 같은 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 어렵고 힘든 작업이었어요. 소리가 융화되고 누구 하나 튀어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부수석’으로 팀을 이끌고 컨트롤해야 하는 역할도 있었지만 처음 함께 일을 시작했을 때는 수석연주자로부터 혼나기도 하고 지적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첫 직장이자 전문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에 준비에서부터 학교에서 하던 오케스트라와는 차원이 달랐어요, 그래서 무섭게 혼나기도 했는데 덕분에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었어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내던 소리가 다른 부원들과 함께 녹아 들어 하나의 소리를 낸다는 것은 실력의 문제가 아닌 경험의 부재가 아닐까. 
 그래서 장성찬은 3여 년의 시간 동안 하와이에서 겪은 경험은 앞으로의 연주에도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오케스트라가 활동을 쉬는 여름기간 동안과 공연을 위해 한국과 본토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데, 하와이를 떠나 있으면 며칠도 되지 않아 마치 하와이가 집인 것처럼 하와이가 그립다고 말한다.
 온화한 기후와 따뜻한 사람들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다른 지역보다 더 편안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고, 
 함께 하고 있는 단원들 역시 편안하고 밝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연주할 때 즐겁고 경쾌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약간 무겁고 어두운 느낌의 음악 표현이 안 되는 것이 오히려 단점이라며 크게 웃었다.
 그는 현재 심포니 오케스트라 활동과 함께 하와이에서 후학 양성을 위한 렛슨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학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어서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는 못하지만 학생들의 인생을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인생에서 첼로 이외의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하는 그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왔던 것이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게 해준 밑거름이라고 회상한다.
 장성찬은 오는 16일 퍼블릭 라디오 연주회실에서 열리는 한미문화교류전에 이그네스 장 교수와 한국의 박선영 작곡가 함께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의 시를 주제로 하는 이번 공연은 한국 작곡가들의 현대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라 본인에게도 굉장히 색다른 도전이 될 것 같다고 한다.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에는 바이올린 이그네스 장 마스터와 저를 포함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한인 단원 2명이 더 있어요. 하와이에서 활동하는 한인 클래식 연주자들이 의외로 많고 그들과 함께 동포사회를 위해 색다른 공연을 하는 것도 뜻 깊은 일이 될 것 같아 연주회 기회를 적극 갖고 싶어요”  
 <이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