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엣지 컴퓨팅

조기조 경남대 명예 교수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시대로 가고 있다. 

모든 길이 로마가 아닌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일을 보고 증권투자를 하고 공장이나 집에 있는 CCTV를 보며 기계나 가전제품을 제어한다. 스마트 팜(farm)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농장의 상태를 확인하고 농사를 짓는다. 

도처에 깔린 CCTV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자동차 한 대가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센서가 엄청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해야 한다. 

길에 자동차가 얼마나 많은가? 

이 세상 모든 것은 연결되고 원격으로 측정,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우리들 50억이 소통하는 양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인텔은 2020년이면 우리 한 사람이 하루에 1.5 GB의 트래픽을 이용하고, 보는 비디오 용량은 1 PB(1,000 GB)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았다.

바로 내년이다. 

무인 자동차, 드론, 모바일 기기, CCTV, 사물 인터넷 기기에서도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데이터는 대형 데이터센터의 빠른 서버로 전송해 분석하고 그 결과로 적절한 대응을 한다.

이런 일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서는 수집한 정보를 더 빨리 전송하는 5G 같은 새로운 초고속 데이터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데이터센터의 부하를 줄여야 한다. 

즉, 새로운 서버와 광섬유 같은 레이턴시(지연)를 줄여주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강력한 데이터의 압축 기술이 도움이 된다. 

네트워크의 엣지나 중간에 일정한 작업을 처리하는 경량 프로세서를 두어 핵심 네트워크의 서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모바일 서비스의 응답 시간을 개선할 수 있다. 

엣지 컴퓨팅은 쓸모없는 정보는 폐기하고 유용한 정보만 미리 빠르게 분석해 핵심 네트워크의 서버로 보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쪼개, 적합한 서버에 보내는 가상화용 엣지 컴퓨팅도 떠오르고 있다. 

엣지(Edge)는 ‘끄트머리’라는 뜻이다. 

단말(장치) 또는 종단이라고도 한다. 

끝 점이라는 뜻에서 엔드 포인트(end point)라고 할 때도 있다. 

통신 분야에서는 휴대폰 또는 송수신 타워가 엣지이고 자동차 분야에서는 정비소의 장비나 센서가, 기업 IT에서는 노트북이나 PC가 엣지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우리 개인도 엣지다.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은 사물인터넷 기기가 생성한 데이터를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까지 긴 경로로 보내는 대신 데이터가 생성된 위치, 즉 통신망의 엣지에 더 가까운 곳에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먼 곳의 서버로 보내서 처리하고 그 결과를 다시 받아보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기술은 제조, 의료 서비스, 통신, 금융을 포함해 생활 전반에서 누구나 필요로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현장에서 클라우드와 엣지 기기 간에 강력하고 안정적인 통신 채널이 마련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엣지 컴퓨팅이 필요한 것이다.

엣지 컴퓨팅 시장이 성장하면서, 엣지와 비교되거나 차별되는 것이 바로 포그 컴퓨팅(Fog Computing)이다. 

엣지 컴퓨팅이 엣지 기기 가까이에서 수행되는 컴퓨팅 과정에 더 집중한 용어라면, 포그 컴퓨팅은 엣지 기기와 클라우드 간의 네트워크 연결을 가리킨다. 

따라서 포그 컴퓨팅은 엣지 컴퓨팅은 물론 여기서 처리된 데이터를 최종 목적지로 보내는 네트워크를 포함한다. 

엣지 컴퓨팅에서는 데이터가 네트워크를 따라 이동하지 않고, 생성된 곳 가까이에 머물러 있어 보안에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환경에 데이터가 적을수록 해킹 상황에 노출되는 데이터도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엣지 기기 자체가 더 보안에 취약하고 엣지 컴퓨팅이 태생적으로 덜 안전하다는 주장도 있다. 

엣지 컴퓨팅이나 포그 컴퓨팅 설계에서 보안은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데이터의 암호화, 접근 제어, 가상사설망(VPN; Virtual Private Network) 터널링 등은 기본적인 보안책이다. 

오래전에 공상과학소설이나 만화 속에 등장하던 것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 하늘을 날지는 못하지만 운전 안하고도 자동차가 다니게 되었다.

훗날, 한때 운전기사가 여대생들의 결혼상대로 1위를 차지했던 적이 있었다면 누가 믿을까? 

통신망에 구름(클라우드)이 퍼지더니 이제 안개(포그)도 피어오르고 있다. 정보기술이 어떤 폭풍이라도 몰고 오려나?

경영학박사
저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2판, 공저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이사장(현)
와이파후 리사이클링 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