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0주년 기념 특집기획] 하와이 ‘길’ 이름 속에서 이민선조들의 발자취를 찾는다

이덕희 하와이 이민사연구원

(9)알라모아나/와이키키 알라 모아나(Ala Moana)는 ‘바다로 가는 길’ 이라는 뜻이다.  지금의 알라모아나 샤핑쎈터 자리가 1959년까지에도 볼품없는 산호자갈이 깔려진 벌판이었음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벤자민 딜링햄 (Benjamin Dillingham)이라는 선장이며 오아후철도회사 설립자의 손자인 로웰(Lowell) 딜링햄 개발업자가 1959년에 지금의 샤핑센터를 설립하였다.  당시 미국에서 손꼽는 대규모 샤핑센터의 하나였다.  호놀룰루 다운타운의 서쪽에 위치한 (팔라마수퍼마켓 인근) 딜링햄 블러바드(Dillingham Boulevard)는 벤자민 딜링햄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딜링햄家는 이승만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1960년 4월 19일에 일어난 의거로 4월 26일에 하야한 후, 5월 29일에 호놀룰루에 도착하였는데, 괌에서 출발한 Pan Am 비행기를 전세 내어 왔다.   전세 비용 약 3만 4,000 달러는 호놀룰루의 한인 2세 Wilbert Choi와 딜링햄과 그리고 보드윅 (Borthwick) 식구들이 해결하였다.  밤 중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윌벗 최가 Pan Am의 하와이 지점장 어네스트 얼브라이트 (Ernest Albright) 에게 연락하여, 괌에 있는 비행기를 서울에 가도록 주선하였던 것이다.  ‘알라’라는 단어가 들어간 지명 중에 알라 와이(Ala Wai)운하가 있다. 알라 와이는 알라(ala: 길)와 와이(wai: 물)의 합성어로 ‘물길’이라는 뜻이다.  알라 와이 물길은 1928년에 완성된 운하이다.  이 운하 건설은 쌀농사를 짓던  논과 습지대가 지금의 와이키키 관광지로 변하게 되었다.  이 운하는 카파훌루(Kapahulu:  양분이 다 빠진 척박한 토지라는 뜻) 애배뉴에서 알라모아나 바다까지 1 마일 거리의 운하다.  월터 딜링햄 (Walter Dillingham)이 설립한 Hawaiian Dredging 이라는 회사가 1921년에 건설을 시작하여 완공하였다. 월터 딜링햄은 벤자민의 아들이며, 로웰의 아버지이다.  이 운하 건설로 현대 관광지가 된 와이키키(Waikiki)라는 말은 ‘솟아나는 물’이라는 뜻인데, 습지였을 때  항상 샘물이 밑에서 솟아나고 있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물론 와이키키 해변은 하와이 왕국 시절에 왕족들의 피서지였다.  ‘와이’ 라는 하와이 말이 들어간 단어 중에 kanawai (법法)이 있다.  kana와 wai의 합성어로, wai는 ‘물’이고, kana는 ‘—에 속한’ 혹은 ‘똑같이 나누는’이라는 뜻이다.  토란을 주로 경작한 하와이 농경사회에서 정의로운 물의 분배, 즉 필요한 양의 물만 끌어 쓰고 이웃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는 마음가짐과 삶을 법이라고 한 것이다. 법(法)이라는 한자어에도 ‘물 수(水)’ 획이 들어 있다. 그 옆에 획이 ‘갈 거(去)’라거나, 혹은 해태라는 상징적 동물을 이른 ‘치’자의 상형문자라는 주장이 있다.  어쨌거나, 물과 법을 관련시킨 개념은 영어의 law, 독일어의 Recht, 프랑스어의 droit, 또 러시아어의 provo 라는 단어에는 들어 있지 않다.  한문자를 공통으로 사용한 농경 국가에서만 법이 물의 사용과 관련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政治라는 단어의 다스릴 치(治)도 물 수 획이 들어 있다. 다스린다는 것이 물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와이 말의 물 wai를 반복한 waiwai는 번영, 충만, 부유라는 뜻이 된다.  하와이 원주민에게 물은 법이요, 또 번영이었다.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의 위험을 안고 있고, 먹는 샘물 값이 석유 값보다 비싸진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쉐라톤 호텔에서 내려 다 본 와이키키 비치
 
[미주한인재단 하와이/건국대통령 우남 숭모회 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