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 운동화 ‘덕후’가 운영하는‘TRUEST’

맥컬리 도서관 인근에 전 세계 운동화 매니아들이 즐겨 찾는 매장이 있다. 운동화 한 켤레에 1만달러를 호가하는 농구화에서부터 다양한 스포츠 용품들이 매장을 가득 메운 리미티드 컬렉션 슈즈 샵 ‘TRUEST’ 이곳의 주인은 한인 2세 존 엄이다.  그의 모친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엄희조 전도사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1980년대 농구코트 위를 날라 다녔던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에 빠졌던 팬들이라면 그의 상징인 점프맨 로고가 박힌 운동화에도 열광했다. 1985년 처음 출시된 ‘에어 조던 1’은 농구화 시장의 돌풍을 일으키며 아이, 어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조던 시리즈를 유행시켰다. 9살 때 이모가 사준 조던 운동화는 엄 대표의 인생항로를 결정한 계기가 됐다. 운동화의 마력에 푹 빠져 버린 엄 대표는 이름하여 운동화 덕후다. 한 분야에 전문가 이상의 지식과 열정을 가진 사람을 덕후라고 하는데, 자신의 취미였던 운동화 사 모으기가 청소년기에는 어른들의 이해를 받지 못하는 ‘쓸데없는 짓거리’였지만, 시대가 변해 이제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유망한 직업이 되어 성공한 덕후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이다. 운동화가 너무 좋아 인터넷을 뒤져가며 자신이 원하는 운동화를 찾던 엄 대표는 그걸 친구들과 서로 교환하고 친구들이 운동화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던 것이 지금의 슈즈샵을 오픈 할 수 있게 해준 동기가 됐다. “제가 조던 시리즈를 너무 좋아해서 지금도 한쪽 벽 대부분이 조던 시리즈인데, 구하기 어려운 운동화들을 찾아 가져오는 게 아직도 너무 즐거운 일이에요” 한정판을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운동화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 매장에는 약 2,000개가 넘는 운동화들과 리미티드 장난감, 전시용 스케이트 보드들이 매장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2012년 하와이에서는 생소했던 운동화 셀렉샵을 열고자 마음먹었을 때 가족들과 친구들은 이해를 못했지만 아내 엘리스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었다.  “LA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는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뛰어난 감각을 가진 아내가 지금 매장 내부의 인테리어에서부터 상품 진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 하나하나를 직접 관리해요. 실질적인 사장은 우리 아내이고 저는 직원이죠” 비즈니스 오픈 6년째 접어든 TRUEST는 인스타 등 SNS만을 이용하고 있지만 매장에는 로컬 주민들뿐 아니라 호주, 일본, 미 본토 등 세계 각지에서 운동화에 꽂힌 매니아들이 찾아오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매주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는 금요일에는 손님들로 북적 이는데 ‘TRUEST’가 운영하고 있는 ‘Buy Back’ 프로그램(한정판 운동화 매입 프로그램)도 인기다. 엄 대표 부부는 아내가 한국에서 준비하고 있는 의류사업 이외에도 끊임없는 고객들의 요청 때문에 홈페이지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퍼시픽 비즈니스 뉴스가 뽑은 ‘2018 하와이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업체’에 선정되기도 한 TRUEST는 하와이에 제 2매장 오픈도 계획 중이다. 그 여세를 몰아 한국까지 TRUEST의 명성이 확대될 날을 기다려 본다.            <이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