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2002년 첫 선을 보인 한국축제, 개최 9년을 앞두고 명실상부 하와이한인사회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하와이 주요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그동안 호놀룰루 시 정부와 지역 단체들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로컬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포함해 매년 5만여명의 방문객이 참가하는 다민족사회 하와이 관광상품으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그러나 하와이 한인사회는 내년 축제준비와 관련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2002년 이민100주년기념사업회 축제분과위가 주관해 시작된 한국축제는 2004년부터 하와이 한인상공회의소가 축제운영을 주관하고 있다. 그동안 한인사회가 적극 참여해 성공적으로 치루어 온 한국축제는 그러나 축제준비 상당부분을 매년 4만여 달러의 비용을 지불하며 로컬 이벤트 전문업체에 맡겨 왔었다. 경기가 좋았을 때는 스폰서들의 충분한 자금 지원으로 이벤트업체에 자문을 구하는데 무리가 없었으나 불경기를 맞은 요즈음 같은 시기에는 그 비용이 상당한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지난해부터 한인사회는 한국축제의 내실을 다지며 한인사회 결속과 역량을 다지기 위해 이벤트 업체에 의지했던 일을 커뮤니티가 떠 안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 왔었다.한국축제 운영에 한인사회 참여도를 높여 비용을 줄여 보자는 취지아래 각 한인단체장들이 나서 축제를 준비했고 나름대로 성공적인 개최를 했다고 하지만 이 문제를 자신있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지난달 8일 열린 회의에도 정작 축제 주관단체인 한인상공회의소 관계자라고는 지나 김 회장 외엔 아무도 참석치 않은데다 한인단체장들의 출석율도 저조해 과연 한인커뮤니티만으로 내년 축제를 개최할 수 있을지 기자 역시 판단이 서지 않았다.이날 대다수 회의 참석자들은 공식적인 ‘한국축제 위원회’를 발족시켜 각 한인 단체 대표들을 위원으로 추대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단체로써 거듭나야 한다는데는 동의했지만 누가 책임을 지고 전담해 갈 수 있을 것인지 한인상공회의소의 역할과 그 인적구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섣부른 결정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기자는 문득 지난 9월5일과 6일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열린 오키나와 축제 현장에서 만난 축제준비위원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올해로 27회째를 맞은 오키나와 축제는 오키나와 각 지역을 대표하는 향우회들을 포함한 48개의 단체들과 2,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주축이 된 ‘오키나와 축제 준비위원회’ 주관으로 매년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개최되고 있다.오키나완들의 축제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식품부스들의 운영을 위원회, 혹은 산하 단체들이 직접 도맡아 외부 요식업체들의 참여가 없었다는 점 외에는 하와이 한인들의 축제인 ‘한국축제’와 매우 유사한 형태로 치뤄지고 있었다.하와이 오키나완들은 현재 5-6세대 후손들을 차세대 일꾼으로 양성하고 있고 축제준비위의 지도자들은 이민 3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오키나와 축제 준비위의 제인 F. 세리가쿠 실무이사는 자신들은 이전부터 일본인들로부터 극심한 인종차별을 받아왔고 심지어 해외 일본인 커뮤니티로 부터도 따돌림을 당하는 등 설움을 겪어왔으나 한편으로는 동인종들간의 결속력과 독립심을 기르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2010년 경인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정부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알로하축제를 비롯한 여러 문화행사 지원을 중단하거나 삭감할 것이란 보도(본보 12월12일자 참조)가 나오고 있는 요즈음 한국축제 주관단체가 흔들리고 있는 이런 상황이면 시정부의 지원금 신청도 제때에 했는지 그리고 그 지원금 확보 보장도 불투명하다.이민100주년기념사업의 성공개최로 탄생한 한국축제는 하와이 한인사회 이민역사의 맥을 이어가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이제 본격 한국인 무비자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하와이 한인사회 더 나아가 하와이 관광산업 증진을 위해 소중하게 키워가야 하는 값진 관광자원이기도 하다.2009년 한 해를 보내고 2010년 경인년을 앞둔 지금은 주관단체인 한인상공회의소를 비롯해 한인회와 한인관광협회 그리고 무엇보다 이민100주년 기념사업회의 취지를 이어받아 발족된 하와이 한미재단등이 함께 힘을 합해 성공적인 한국축제 개최를 위한 ‘100년 대계’를 세워야 하는 주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