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8일(현지시각) 저녁 6시(하와이 오전 6시)께 제 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새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맡고 있으며 미국 출신의 첫 교황이다.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은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우리에게 교황이 있다)를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선언했다.
콘클라베 둘째날인 이날 오후 이탈리아 시스티나 경당에 설치된 굴둑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지난 7일부터 투표를 시작한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 가운데 3분의2 이상인 89명 이상이 한 후보에 마음을 모았다는 뜻이다. 새 교황은 4차 투표 만에 뽑혀싿.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항 선종 뒤 17일 만이다. 2005년 베네딕토 16세,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콘클라베도 모두 둘째 날 투표가 끝났다.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은 첫 일성으로 ‘평화’를 강조했다. 그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서 군중에게 교황으로서 첫인사를 하며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첫인사였다”며 자신의 평화 인사도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1955년생으로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는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2015년 페루 시민권도 취득하고 같은 해 페루 대주교로 임명됐다. 그는 라틴아메리카 교황청 위원회 수장으로 중남미 가톨릭 인사들을 두루 만났고, 교황청에서 주교 임명을 총괄하는 주교부 장관으로서 교회 내에서 강력한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 교황의 둘째 형인 존 프레보스트는 ABC 방송에 교황과 콘클라베 직전에 전화 통화를 했다며 “나는 ‘네가 첫 번째 미국인 교황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는데 그(동생)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들은 미국인 교황을 선택하지 않을 거야’라고 하더라”라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