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도서관 산책> 양귀자 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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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출판, 1990년

요즘 우리는 기운이 빠지는 뉴스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정치적인 격변들, 조국에서 들려오는 정치 뉴스들과, 산불 소식,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등의 소식들이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하와이 대학도 불확실한 예산과 연방 정부와 관련된 여러 일들로 요즘에는 참으로 어수선한 와중입니다. 그래서 저도 요 몇 주 뒤숭숭한 기분으로 보냈는데요, 저와 같은 기분을 느끼고 계신 여러분께 양귀자 작가의 ‘희망’을 소개합니다.

양귀자 작가는 ‘나는 소망한다 나에게 금지된 것을’, ‘모순’, ‘천년의 사랑’ 등 많은 소설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특히 1990년대에 왕성하게 활동하였습니다. 이 소설도 작가의 전성기 작품 중 하나입니다. 특히 그녀의 작품은 인간 군상 하나하나를 따스한 시선으로 묘사하는 것이 큰 특징인데요, 이는 오늘 소개하는 ‘희망’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희망’은 재개발을 앞둔 허름한 ‘나성여관’이라는 공간에서 함께하는 그 주인 가족과 손님들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은 나름대로 크고 작은 삶의 짐을 지고 있는데요, 화자인 삼수생인(하지만 공부는 포기한 듯한) 여관집 아들 또한 실패를 거듭하는 입시의 짐을 지고 살아가지요. 화자의 주변 가족들 또한 사상, 조국의 분단, 부에 대한 욕망, 장애, 열등감 등을 지니고 당시 사회에 휩쓸리며, 또는 맞서며 살아갑니다.

이 등장인물들이 살았던 시대는 80년대로 이른바 격변의 시대였지요. ‘시대’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개인들은 억세게 생존해 나가고, 그 와중에도 다음으로 나아가는 희망을 품습니다. 저는 80년대가 얼마나 거친 시대였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제가 성인으로서 겪고 있는 지금 이 시대 또한 격변의 시대이지요. 이 책은 저에게 모든 시대에도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었고, 하지만 그 시대들을 살아냈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그들이 그랬듯이 저 또한 저의 격변의 시대를 살아낼 수 있다는 또 살아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해 주지요.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이 영원히 행복했다는 동화 같은 결말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삶이 동화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희망이 있습니다. 모든 독자 여러분들이 작은 희망을 품고 계셨으면, 아직 아니라면 작은 희망을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llie Kim
Korea Studies Librarian
University of Hawaiʻi at Mānoa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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