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꼭대기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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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조 경남대 명예 교수

미국 여행 중 호텔에서 노트북으로 넷플릭스에 들어가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노트북을 HDMI 케이블로 TV에 연결하고는 큰 화면으로 편하게 보았다. 

시차 때문에 잠이 안와 내친김에 내리 3편을 보았다. ‘정주행’을 한 것이다. ‘정주행’이 무슨 말인지 아시나요? 그럼 OTT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기존의 공중파 TV 방송국이 많은 이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자 케이블 TV 방송국이 생겨났고 인터넷 TV(IPTV)가 등장했다. 

TV로 케이블 TV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같은 별도의 도움장치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set-top box 이다. 

OTT는 단말기를 통해 영화나 TV프로그램 등 프리미엄 콘텐츠를 주문형(VOD)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하다가 이제는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중독에 빠지고 있다. 무서운 병 ‘노모포비아(모바일 결핍 공포증·No-Mobile-Phobia)’에 걸려 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소비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 매달 100시간은 된단다. 
내 경우엔 그 이상인 것 같다. 내 페이스북 친구가 어느 사이 1천명을 넘었고 수백 명이 친구되어 있는 카톡은 밤낮없이 카톡거린다. 

이메일도 그렇다. 직장에서 받는 e메일의 70%는 도착하고 평균 6초 만에 열린단다. 

끊임없이 무언가 확인하고, 수신함에 ‘읽지 않은 메일이 없는지 보고 또 보는 강박을 가진 현대인들은 ‘목표 중독’이란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매이는 시간은 자꾸 늘어날 것이다. 

더 좋은 콘텐츠를 더 빨리, 더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억하는 전화번호가 거의 없고 내비 없이는 길을 찾기가 어렵고 간단한 셈도 계산기 앱을 쓰게 된다. 

동영상 시청 플랫폼 가운데는 ‘유튜브’ 이용률이 압도적이고 교육용 콘텐츠가 많은 TED의 인기가 높다. 유료 콘텐츠 업체로는 ‘넷플릭스’가 싹쓸이 하다시피 하고 있다.

모르는 사이에 미국은 전 세계에서 OTT 시장을 거의 다 차지했다. Netflix, Hulu가 대표적인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Apple과 Amazon 등 ICT 분야의 기업들도 OTT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도 OTT 서비스에 눈독을 들였다. 중국내에서 한해 1만6,000편이나 쏟아진단다. 

한류는 커녕 이 중국 드라마가 한국으로 역류할 사정이고 미국과 중국이 거대자본으로 문화를 염색시키고 있다. 

방탄소년단에 안주할 일이 아니다. 중국의 OTT서비스 플랫폼 웨이라이(未來)TV는 한국어 방송을 하고 있다. 중국은 해외 OTT를 막았다. 

우리나라의 OTT 서비스는 왓챠의 ‘왓챠플레이’, 지상파연합과 SK텔레콤의 ‘pooq’과 옥수수, CJ 헬로비전의 티빙(tving), 현대HCN의 에브리온TV, 아프리카TV, 딜라이브 플러스, 이동통신사의 OTT 등이 있지만 큰 데로 몰리는 쏠림현상 때문에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점유율은 말하기도 부끄럽다. 

한류는 언 발에 오줌누기다. 규제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노라니 안타깝고 짜증난다. 
’정주행‘이란 정속주행이 아니다. 

쉬지 않고 달린다는 몰아치기, 몰아보기이다. 한 더위에 피서로는 에어컨 틀고 치맥을 즐기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도 좋겠지만 오래도록 누워 보노라면 온 몸이 쑤실 것이고 눈은 침침해 진다. 

체중은 또 몰라보게 늘 것이다. 

원래 인간은 아날로그로 살게 되어 있다.

덥다말고 나가 둘레길이라도 걸어보면 흐르는 땀이 식으면서 오는 시원함은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을 것이다. 

밥맛도 난다. OTT도 좋지만 주인공의 숨소리가 들리는 극장이나 음악회, 아니면 운동장에서 손뼉 치며 울고 웃어보자. 걸어야 산다.

경영학박사
저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2판, 공저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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