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합창단 ‘헤쳐 모여’
강영기 단장 헌정 음악회 열려
작은 음악회 헌정

17일 올리브연합감리교회

2015년 6월 창단 32주년 기념음악회를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놓은 강영기 단장과 무궁화합창단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와이아와에 위치한 올리브연합감리교회에서 작은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날 음악회는 하와이 동포사회 최초의 합창단이자 마지막 합창단이 될 지도 모르는 ‘무궁화합창단’원들이 강영기 단장 생전에 바치는 헌정음악회로 무궁화합창단 33주년 기념공연의 역사를 함께했던 올리브연합감리교회 원로목사 데이빗 김목사가 주축이 되어 단원들을 ‘헤쳐모여’ 불러 모아 뜻깊은 시간을 함께 했다.

무궁화합창단은 2016년 창단 33주년 기념공연을 마지막으로 정기공연의 맥이 끊겼다.

강영기 단장을 이어 무궁화합창단을 알뜰살뜰 아끼며 키워 갈 지휘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 100살을 바라보는 강영기 단장은 2015년 창단 32주년 기념공연을 앉아서 지휘하는 투혼을 보이며 자신이 창단한 무궁화합창단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날 멀리 와이아와에 위치한 교회에서 모처럼 만난 단원들은 비록 기억이 지워져 자신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강영기 단장에게 경의를 표하며 무궁화합창단과 함께 했던 지난 시절들을 회고하며 무대에서 열창했던 애창곡들을 무궁화합창단 전설로 기억될 단장 앞에서 열창했다.

합창단 초창기 총무로 활동하며 합창단 살림을 책임졌던 단원도 아들의 도움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와 음악회 의미를 더했다.

이날 연주회 장소와 반주자를 구하지 못해 고민이 많았던 데이빗 김 목사는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오늘 연주회를 위해 준비했어요. 반주자도, 공연 장소도 올리브연합감리교회 목사님과 성도들이 마치 자신의 일인듯 열심히 함께 해 주었어요. 하와이 한인사회 이민역사에서 무궁화합창단이 차지하는 문화적 가치와 전통이 한국일보가 준비하고 있는 오하나음악회를 통해 되살아 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922년 경상북도 영덕에서 태어난 강 단장은 13살때 일본으로 건너가 1944년 동경제국대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해방 후 음악교원 양성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음악교육의 기초를 다지는데 앞장섰다.

대구지역에서 중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숙명여자대학교, 추계예술대에서 후진 양성에 앞장서며 음악을 통한 대한민국 발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특히 ‘향성’, ‘영성’ 합창단을 창단하고 활발한 국내외 순회공연을 펼치며 범국민제창운동을 전개한 공로로 경북문화상을 수상하는 등 합창을 통한 조국통합은 물론 한일양국 국민의 정서적 하모니를 이루는데도 앞장 서 왔다.

강 단장의 하와이와 인연은 1976년 미국독립 2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영성합창단 순회연 차 하와이를 방문한 것에서 기인한다.

당시 데이빗 김(김창환) 원로목사를 만나며 그리고 부인의 권유로 강 단장은 1983년 하와이로 이주, 그 해 목사,교수, 가정주부 등 중년이상 30명이 뜻을 모아 남녀 혼성 합창단 ‘무궁화합창단’을 구성했다.

이후 하와이 한인사회 유일의 합창단으로 각종 행사에 서 우리의 가곡과 민요는 물론 수준높은 정통 클래식 음악 등을 선보이며 동포사회뿐만 아니라 물론 다민족사회 하와이에서 음악을 통한 소통과 한국인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일에 앞장 서 왔다.

특히 한국인에 대한 주류사회 인식이 낮았던 70-80년대 초반 국경일 행사장에서 선보인 무궁화합창단의 수준높은 해외 각국의 민요 및 클래식 음악 선곡은, 행사장을 찾은 외교사절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강 단장의 음악적 소양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애초 남녀 혼성합창단으로 출발한 무궁화 합창단은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남성 단원들의 참가가 저조해 2004년부터 여성합창단으로 그 명맥을 이어오다 지난 해 남성 단원들이 충원되어 애초 취지의 혼성 합창단으로 공연을 마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