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회 칼럼을 쓰며 (900th Legal Column…)

서울에서 만나는 고객 중 한 분이 필자가 병아리 변호사였을때 “방 변호사, 해가 갈수록 세월은 더 빨리 가는 것 잊지마” 라며 10대는 세월의 흐름을 10마일로, 20대는 20마일로 60대엔 60마일로 빨리 느낀다는 말을 한 것이 기억이 난다.

매주 법률칼럼을 준비할때마다 시간이 참 빨리 간다는 것을 느꼈지만 이번 칼럼이 900번째 칼럼이란 것을 알고 나니 필자 역시 병아리에서 어느새 고참 변호사로 자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코로나 19으로 힘들었던 한 해가 빠르게 지나갔음을 느끼며 지난 시간을 뒤돌아 보게 된다.

필자의 경우 올 한해 다루었던 법정 케이스들을 돌아보며 여러면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새해를 맞아 지난 한해 기억에 남는 일들을 몇 가지 적어 본다.

한국 또는 미 본토에 있는 변호사 친구들을 만나면 하와이에서 변호사 일을 하는 필자에게 종종 질문하곤 한다. “너와 경쟁 상대인 변호사가 누구냐”고..

그럼 언제나 필자의 대답은 같다. “난 그런 것 없어”

하와이의 변호사들은 미 본토나 한국에 비해 경쟁이 심하지 않다.

특히 하와이의 한인 변호사들은 비교적 서로 도우며 협조하며 신사적으로 변호를 한다.

필자는 이런 환경에서 여러 좋은 로컬 그리고 한인 고객들을 도와줄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상법과 소송을 비교적 많이 취급하는 변호사로서 예전에 한국일보 지면을 통해 “가족처럼 잘 해 줬는데 소송이라니…”라는 제목의 LA발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LA에서 발생한 이 고용관계 케이스는 고용주 주장에 따르면 고용인의 힘든 사정을 감안해 고용인의 부탁으로 최저임금 이하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을 한 뒤 오히려 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여 10만달러 이상을 배상하라는 것으로 고용주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는 기사였다.

그러나 기사 내용대로 정말 고용주에게 억울한 일이었을까?

우리 하와이 한인사회에서도 예전에는 본토의 케이스와 비슷한 고용관계와 노동법 문제들이 자주 발생했었다.

20여년 전 한인사회에서도 고용주들이 고용인을 대하는 것이 상당히 비민주적이고 고압적이었다.

노동법 준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고 미국 노동법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았다.

고용인들 역시 자신들의 부당 대우에 대해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20여년 전 필자가 담당한 당시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 업체를 상대한 종업원들의 집단 소송이 알려지며 한인사회 고용관계가 재정립 된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의 법률칼럼 역시 독자들의 법률상식을 높여주고 있는데 작은 힘이 되고 있음을 느끼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지 35여년이 되는 필자는 앞으로도 체력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한인 변호사로서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필요한 법률칼럼을 지속적으로 연재하고자 한다.

필자는 이것이 한인 변호사로서 지역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봉사이자 책임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미국 법조계의 생리와 법을 모르면 미국 생활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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