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출신 임재희 작가, <저녁의 빛으로>, 제11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당선

하와이 출신의 임재희 작가의 <저녁 빛으로>가 제11회 제주4.3평화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투고자의 이름과 약력을 가리고 블라인드 심사로 선정된 이번 수상작은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을 소재로 폭력과 상실에 대한 기억을 보듬고 살아가는 3명의 여자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올해 10월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심사위원들은 “집요하게 파고들어 드러낸 폭력과 공포의 무늬가 분명하고, 디아스포라의 질곡을 깊이 경험한 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생생한 언어로 작가의 의도를 전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달 하와이에서 동포대상 문학강연도 개최한 바 있는 임 작가는 하와이에서 이번 수상 소식을 접했다.

임 작가는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은 2007년에 터졌고 범인은 23살 한인 청년이었죠. 저와 같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화인처럼 새겨졌던 사건”이라고 말하며, “폭력의 희생자가 폭력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희생자들은 슬픔의 힘으로 살아내는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분노보다는 슬픔이라는 감정이 더 오래 우리가 인간임을 깨닫게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제 소설이 4.3. 사건을 직접 다루지 않고, 공간적으로 제주도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저의 이런 작은 마음을 어여삐 여겨 뽑아주신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4·3평화문학상은 4·3의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수준 높은 문학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정하고 제주4·3평화재단이 주관하고 있으며 상금은 장편소설 5,000만원, 시 2,000만원, 논픽션 2,000만원이다.

시상식은 오는 4월 18일 오후 3시 제주문학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