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국전참전용사 추모비 청소하며
제 나름의 한미동맹 보은의 마음 실천하고 싶어요”

주청사 앞에 마련된 한국전참전 추모비 <본보 자료사진>

이윤교 자문위원장의 약속

하와이 주 청사 리차드 스트릿 방면 부지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 위령비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 참전용사비에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 하와이 출신 파병 군인들의 추모비가 세워졌고 이 가운데 한국전참전 추모비에는600여명의 용사들 이름이 새겨져 있다.

지난 13일 오전 9시 30분 경, 참전용사비를 방문했다.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매주 월요일 오전 시간대 또는 날씨 상황에 따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혼자 청소를 하고 있다는 이윤교 한인회 자문위원장을 만났다.

이 위원장은 1950년 7월 오산전투를 시작으로 참전한 미군 용사들이 1953년 7월 휴전될 때까지 3년 간을 같이 싸워 주었다고 운을 띄우며, 이곳은 머나 먼 타국에서 자유를 위해 피를 흘린 영웅들의 위령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들의 목숨 값으로 오늘의 한국의 평화와 경제부국이 가능했다며 이들의 희생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주 나 홀로 청소자원봉사에 나선 이유를 궁금해 하는 기자에게 그는 “한국인으로서 참전용사들의 은혜에 조금이라고 보답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어 샘 콩 주하원의원이 그간 틈틈히 혼자서 청소 관리를 도맡아 해 온 사실을 언급하며, “아무리 콩 의원이 한국계일지라도, 미국인이 추모위령비를 청소하는 것이 고맙고 미안함 마음에 봉사를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그는 “이곳은 그동안 야생 닭 및 비둘기 분변뿐만 아니라 무숙자들이 투기한 오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외관이 더럽혀지는 일이 많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한 곳”이라며 “그나마 이 고문이 청소작업을 매주 실시한 이후로는 예전보다는 사정이 많이 나아졌지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 중에 참전용사 유족 분들과 만나면 ‘예전에는 참전용사비 주변이 매우 지저분하여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깨끗이 치워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곤하는데 그럴때마다 연고도 없는 한국을 위해 싸워주신 용사들에게 더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청소작업을 다른 이에게 부탁이나 요청하기 보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더욱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혼자서 청소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청소에 나선 이날 마침 세계군선교연합회 관계자들이 한국전쟁 영웅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참전용사비를 방문했다.

세계군선교연합회 예비역 공군 소령 김원용 목사는, 한국전쟁 당시16개국 군인들의 많은 희생이 있었는데, 하와이에서도 이렇게나 많은 용사들이 한국을 도와주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위원장은 2년 전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한창이던 당시 한국에서 K-94 마스크 2만 여장을 공수해 와 지역사회는 물론 하와이 한인회를 통해 한인사회 곳곳에 나누어 주었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