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창간 50주년 특집 `그 공간의 목소리’

토요법회 참가자들이 경내를 돌고 있다.
2018년 완공된 무량사 케어홈 전경(아래)

7. 하와이 무량사

미주한인 이민종가 하와이에는 해외에서 가장 큰 한국 불교 사찰 무량사(주지 권도현)가 자리하고 있다.

120년 미주한인 이민역사와 그 궤를 같이하는 해외 최초의 한인교회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가 사탕수수농장 이민선조들의 역사를 아우르고 있다면 1975년 7월 조계종 전 종정 윤고암 스님이 창건한 무량사(옛 대원사)는 하와이 새 이민 1세들의 역사를 전하고 있다.

1975년. 초대 주지인 대원 스님이 호놀룰루 총영사관에서 신도 90여 명과 첫 법회를 개최하며 하와이에서 한국 불교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국가 지원으로 해외에 한국 사찰을 세워야 한다는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당시 10대 그룹이 각 2억~3억원씩을 출자해 1978년 호놀룰루 팔롤로 계곡(2420 Halelauu Pl.)에 1만1550여㎡의 부지를 매입했다.

주방에서 주점에서 힘겹게 일하면서도 기부를 마다하지 않은 불자들의 불심은 1982년 대웅전과 명부전을 갖춘 하와이 최초의 한국사찰을 탄생시키며 하와이 이민사 새 장을 열었다.

사찰 이름은 초대 주지스님의 법명을 따 ‘대원사’로 정했다.

1세들의 이민 증가와 더불어 대원사는 1986년 문화원 건축에 착공하며 세계 불교석학 초청 세계평화 학술회의를 주관하는 등 한국 불교 세계화의 중심지로 부각되며 한때 북한과의 불교 학술문화 교류도 활발했다.

그러나 1988년 건축법 관련 소송으로 문화원 공사가 중단되며 시련을 겪었다.

1996년 2대 주지 도현 스님이 취임하고 2000년 대원사에서 무량사로 개명하고 오늘에 이른다.

이웃 주민들과의 13년간 이어진 지루한 소송은 2002년 문화원 지붕(사진 왼쪽)을 1.2미터 깎아 내고 주민들과 합의를 이뤘다.

무량사 절 이름의 유래가 여기에 있다.

지붕(상량)이 없는 절, 무량사.

2003년 문화원 재공사를 허가받은 후 완공된 문화원에서는 차세대 한글교육을 비롯해 미스코리아 후보들이 한국의 다도를 비롯한 미풍양속을 배우고 김덕수 사물놀이, 장사익 초청 공연 등이 열리기도 했다.

이민100주년기념사업 성공 개최이후 이민 1세들을 위한 노인복지사업 일환으로 한인 요양병원 건립도 추진해 2018년 5개 룸을 갖춘 케어홈을 완공하고 운영 중이다.

시 정부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무량사는 2003년 토요 영어 참선법회 개원, 하와이 싯달타 대학 설립, 도선사 미주 포교당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며 코로나 시대 이후 세대와 민족을 아우르는 한국 불교 세계화의 전진기지로서 변모해 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