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부터 하와이 폐수 코로나19 추적 시작

하와이 주가 이르면 올 여름부터 오폐수를 통한 코로나바이러스 추적을 시작할 전망이다.

감염자를 추적하기보다 오폐수를 추적하는 편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정도를 가늠하는 데에 효율적이라는 연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청(CDC)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 중 상당수는 증상이 없더라도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 RNA를 배출한다.

바꿔 말하면, 오폐수에 포함된 코로나바이러스의 RNA를 파악하면, 사람들의 검사 여부 및 증상 여부에 관계 없이 해당 지역의 대략적인 바이러스 확산세를 가늠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볼티모어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보건대학 환경보건공학 나탈리 엑섬 조교수는 오폐수의 코로나19 수치를 보고 일주일 후 감염 건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 후 증상이 발현되고 검사 결과를 받아 보는 데에 걸리는 시간보다, 감염자의 대변이 오폐수에 도달하는 시간이 일반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엑섬 조교수는 비용 면에서도 감염자를 직접 검사하는 것보다 오폐수에 함유된 바이러스를 찾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오폐수의 바이러스 비율과 확산 정도의 상관 관계는 작년 12월과 1월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등 미 본토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급증할 때 유효성이 증명되었다.

엑섬 조교수는 오폐수의 바이러스를 ‘탄광의 카나리아(유해 가스를 감지하는 새)’라고 일컬으며, 오폐수를 분석하는 일이 코로나19의 추적 및 새 변이 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하와이 주도 오폐수 추적의 유효성을 경험한 바 있다.

주 보건국은 3월29일 오미크론 BA.2 변이의 존재를 발표했는데, 앞서 하와이의 오폐수 검체를 조사한 미주리 주립대는 이미 몇 주 전에 BA.2 변이의 존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리 주립대 분자 미생물학 및 면역학과 마크 존슨 교수는 표적 심층 염기서열 분석(target deep sequenceing) 기법을 사용하여 하와이를 포함한 여러 주의 폐수 검체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13일 주 보건국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주내 코로나19 우세종은 오미크론 BA.2 변이로 감염 사례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아후 섬에서는 오미크론의 또 다른 하위 변종인 XE 변이도 발견되었다.

보건국은 오폐수 추적 체계가 현재 준비 중이며 올 여름 즈음 가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건국 연구실험실 에드워드 데스몬드 실장은, 처음에는 특정 요양원 및 교도소에서 폐수를 수집하여 바이러스 감지 작업을 실행하는 것이 당초 구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료를 채취하는 기계를 도입하는 데에만 6개월이 걸렸고, 이를 기다리는 동안 해당 시설에 바이러스가 이미 퍼져버렸다고 설명했다.

보건국은 이후 방향을 선회하여, 공중보건연구소협회(APHL) 프리실라 시본 박사를 중심으로 폐수 처리장에서 검체를 수집하는 쪽으로 초점을 옮겼다.

연방 정부의 자금 10만 달러를 바탕으로 폐수 검체 수집 및 처리를 위해 분자 생물학 연구소가 설립되었고, 바이러스의 확산세를 가늠하는 감시 모니터링 장비도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데스몬드 실장은 바이러스 감시 작업을 담당할 미생물학자 고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 질병통제예방청은 전국적인 오폐수의 바이러스 추적 감시 기획의 일환으로 2020년 9월 하와이 주의 오폐수 처리장 12곳을 지정했다. 폐수 검체 수집 및 조사는 생명과학기업 루민울트라 테크놀로지가 담당했다.

루민울트라 사는 하와이를 포함하여 미 전역 500개 지역에서 폐수 검체를 수집하고 오미크론 및 델타 변이의 추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각 대학들도 교내 코로나19 확산세를 파악하기 위해 오폐수 수집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미주리 주립대는 2020년 봄부터 미주리 주 보건국과 협력하여 주 전역 100개 이상의 대학 및 기숙사, 교외 숙소 등에서 오폐수 검체를 수집 및 조사해 오고 있다.

미주리 주 보건국은 작년 12월 특정 지역 오폐수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했고, 해당 지역에 바이러스의 존재를 발표한 바 있다.

호놀룰루 시 정부 환경서비스국 마이클 오키프 부국장은 시 정부가 2020년 4월부터 약 4개월 간 메사추세츠 주재 오폐수 전염병학 전문 기업 바이오봇 애널리틱스 사와 계약을 맺고 오폐수 감시 작업을 실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시 정부는 이후 국립과학재단의 보조금을 받아 하와이 주립대에 오폐수 추적 감시를 의뢰했지만, 2020년 11월 계약이 종료되었다.

나탈리 엑섬 조교수는 오폐수 감시 활동은 비단 코로나바이러스 추적뿐만 아니라, 항생제 내성 존재 여부나 아편 유사제 사용 수준 등을 가늠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오폐수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